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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63)허셀프(Herself, 2020)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의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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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격려하고 저마다 남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1테살 5,11)

영화 ‘허셀프’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하고 두 딸을 혼자 키우게 된 싱글맘 ‘산드라’의 홀로서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임시 숙소에 머물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산다.

산드라는 삶에 지쳐 있다. 딸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허겁지겁 도착해서 일을 시작하고, 일이 끝나면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 학교를 마치고 나온 아이들을 다시 데리고 숙소로 들어가야 한다.

바쁜 일상만이 아니라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게 남아 그녀를 괴롭힌다. 전 남편의 학대 때문에 다친 팔의 통증이 재발할 때마다 나쁜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산드라는 착하게 자라고 있는 두 딸에 대한 희망으로 이 모든 것을 감내한다.

입주할 집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산드라는 어느 날 저렴한 가격에 직접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 살 집을 직접 짓기로 결심한다. 그때부터 집짓기에 관한 책을 읽고, 서류를 꾸며 대출을 받으러 다니고, 주변의 빈 땅을 찾는다.

산드라가 일하는 집주인 ‘페기’가 그녀의 처지를 알고 집을 지을 땅과 건축비를 빌려주기로 하면서 그녀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게 되고, 그녀는 일을 쉬는 주말마다 집짓기를 시작한다. 그녀를 도와줄 건축업자와 도우미들이 한두 명씩 늘어나면서 산드로와 딸들을 위한 작은 집은 조금씩 모양을 갖추어 간다.

그러다가 전남편이 공사 현장에서 다친 딸의 상처를 의심하고, 자신을 거부하는 막내딸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겨 양육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 희망으로 버티는 산드라는 크게 절망한다. 다행히 소송에서 이기고 집도 거의 다 완성되면서 산드라는 딸들과 새집에 입주할 날을 기다린다. 그녀에게 더 큰 시련이 오지만 더 이상 절망만 하지 않는다.

남편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필요한 치료를 받아 회복되어 가족이 다시 결합해서 사는 것이 이상이겠지만, 폭력적 성향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의 차원이 될 때 가정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배우자는 같이 있는 것만 해도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경제력이 없는 상황에서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가 쉽지 않은데, 이 영화는 주인공 산드라를 통해서 홀로서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녀 혼자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녀를 도와주는 이웃과 함께하면서 가능하게 된다. 오래 알고 지내던 페기의 물질적인 도움과 함께 비록 전에는 잘 몰랐지만, 집짓기를 함께 하면서 친해진 새 친구들을 통해서 산드라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절망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세상과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주위에 어려운 이들에게 친구와 같은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을 때 서로 격려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기억하고 실천하자.

5월 12일 개봉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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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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