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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75)탑건: 매버릭

한계를 돌파하는 최고의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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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피숍에서 존재 이유가 ‘freedom’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며 받은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자유’였다.

탑건, 최상위 1의 미 해군 조종사를 키우는 엘리트 학교에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은 스스로 미스터리라고 표현할 만큼 온갖 전투에서 받은 훈장이 넘치고, 30년 이상 군 복무 경력이 있음에도 여전히 대령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군에서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규율을 따르지 않는다. 교관이 교본마저 쓰레기통에 버릴 정도다.

노령에 직책마저 낮은 교관을 젊고 유능한 후배이며 제자인 조종사들은 무시하지만, 그들이 넘을 수 없는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제압하고 자기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훈련에 돌입한다. 3주라는 짧은 훈련을 통해 적진으로 들어가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하니 무엇보다 동료로서의 팀워크와 희생정신이 소중하다고 판단한 그는 비행 훈련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동료의식을 형성해 간다. 그의 이런 훈련방식과 접근 등이 맘에 들지 않던 책임자는 그를 교관에서 물러나게 하지만, 결국엔 매버릭에게 적진으로 들어가 임무를 수행하는 책임을 부여한다.

‘탑건’은 자칫 이런 류의 영화가 보이는 액션만이 중심이 아니라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가 크고 작은 이야기로 엮어져 있다. 친구 구스와의 우정, 그의 아들에 대한 책임감, 사랑했던 여인과의 애틋함, 후배들과의 관계 등이 따스하게 펼쳐진다.

뛰어난 재능은 순간의 성공을 안겨주지만,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 동료애이고 연민일 때 그 탁월함은 빛을 발하고 감동을 준다. 매버릭은 이미 본대로 지극히 자유로운 영혼이라 제멋대로 사는 것 같지만, 자유롭고 도전적인 그의 정신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기도 살고 함께하는 이도 살게 한다. 매우 경쟁적이면서도 잘못한 것에 깨끗이 굴복할 줄 아는 정신이 매력적이다.

이 영화에선 AI 인공 지능의 발달로 우리 삶의 많은 것이 대체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파일럿이다’라는 문장을 통해 여전히 인간의 가치가 기계의 탁월함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일깨운다. 아무리 좋은 무기와 비행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움직이는 이는 사람이다. 뛰어난 비행기술과 판단으로 적기를 파괴하고 동료를 보호하며 승기를 잡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보이는 듯하다.

많은 이들이 최고가 되고자 하지만 최고가 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은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정신을 가진 이가 최고가 될 때 우리도, 이 세상도 보존되는 것이 아닐까.

위험한 촬영을 CG로 처리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스턴트맨도 없이 스스로 임한 톰크루즈와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손옥경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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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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