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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76)메이의 새빨간 비밀

사춘기 소녀의 유쾌한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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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녀의 진짜 모습을 가장 모르는 사람은 정작 부모 자신일 수 있다’라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은 특히 한창 사춘기를 지나는 자녀를 두고 하는 말이지만, 감춰진 곳의 점 위치까지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부모로서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13세 소녀 메이와 가족의 ‘성장통’을 다룬 디즈니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을 소개한다.

메이의 부모님은 중국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이민 1세대이다. 이들은 대대로 자신들의 가문과 멸종위기 동물 레서판다를 수호해온 ‘선 이’라는 신령을 모시는 사원을 운영한다. 메이는 모든 과목에 우수한 성적을 받는 모범생인 데다, 친구 관계도 좋다. 방과 후에는 사원 일을 돕는 착한 딸로도 소문 난, 요즘 말로 하면 ‘엄친딸’이다. 메이의 인생 목표는 정성을 다해 키워 준 엄마한테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에 자신은 ‘마음이 가는 대로’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메이의 행복한 일상을 바라보는 단짝 친구들 미리엄, 프리아, 애비의 생각은 좀 다르다. 메이가 그저 부모에게 조금 많이 세뇌당한 거로 생각하는 것이다. 관점에 따라 메이의 행복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에 새삼 놀랐지만, 곧 그들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메이는 친구들과 함께 세계적인 5인조 남성 아이돌 ‘포타운’의 노래와 춤에 흠뻑 빠져 있지만, 사랑하는 엄마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성도, 메이의 단짝 친구들도 탐탁지 않게 여기자 그들에 관해서는 조금도 얘기하지 못한다. 메이의 침대 밑은 그렇게 자신에게는 소중하지만, 엄마에게는 비밀인 작은 것들이 숨겨져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메이에게 감추기엔 너무 큰 비밀이 생긴다. 감정에 격한 변화가 생기면 온몸이 붉은 털로 덮인 커다란 ‘레서판다’로 변하고 마는 것이다. 메이의 ‘레서판다’는 바로 감추고 싶은 동시에 드러내어 인정받고 싶은 10대의 흔들리는 욕구를 대변하는 것 같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가족과 친구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 줄까? 감출 수 없는 자신의 모습과 맞닥뜨리게 된 메이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도, 누구에게 털어놓지도 못해 끙끙 앓는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도미 시(Domee Shi, 32세) 감독은 중국계 캐나다인 애니메이터로 2011년부터 픽사 디즈니에 근무하며, 2018년에는 ‘바오’로 제91회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바오’도 마찬가지로 소중하게 키우던 자녀가 성장하여 독립해 나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중국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젊은 여성 감독답게 ‘효(孝) 사상’을 유쾌하고 감성적인 동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 특히 우리 한국의 아이들과 부모들에게는 큰 공감이 기대된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조종덕 요셉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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