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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79)앙리 앙리

선하고 긍정적 태도로 빛을 밝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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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너희 곁에 있는 동안에 그 빛을 믿어, 빛의 자녀가 되어라.”(요한 12,36)

지난 2015년 개봉했던 ‘앙리 앙리’는 빛을 밝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주인공 ‘앙리’의 이야기다. 영화는 수녀원에 사는 어린 앙리가 성모상의 전구를 갈아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이들의 놀림을 받지만, 마들렌 수녀는 앙리를 칭찬한다. 앙리는 빛을 밝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사실 앙리는 가족이 있었다. 앙리의 아버지는 어느 날 담배를 피우러 간다며 가족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안타까운 사고로 숨지자 그때부터 수녀원에 맡겨져 수녀들과 살면서 신앙 안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앙리는 갑작스러운 수녀원 폐쇄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

할 일을 찾지 못하던 앙리는 공원에 나갔다가 마들렌 수녀님이 주신 시계를 걸인에게 빼앗기게 되는데, 그때 주님의 인도를 따라가라는 수녀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앙리는 공원 호수의 백조를 따라 성당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에서 성인상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구름과 거리의 화살표를 좇아가다 ‘램프의 요정 지니’라는 조명가게 앞에까지 가게 된다. 그리고 가게의 구인 광고를 보고 거기에 취직하게 되어, 망가진 조명을 고치는 일을 하게 된다.

처음으로 직장을 가지게 된 앙리는 성실한 태도로 일을 배워 조명이 꺼진 곳이면 어디든 간다. 외딴 등대, 극장, 십자가, 놀이공원, 낡은 저택을 다니며 조명을 고치고 다시 빛을 밝힌다.

앙리는 일하면서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그가 한눈에 반하게 될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매사에 부정적인 ‘엘렌’과 과거의 영화로움에 사로잡혀 자신이 잊히는 것이 두려운 ‘비노’, 그리고 너무나 가정적인 동료 ‘모리스’와 조금씩 친해진다.

앙리는 친구들을 진정으로 도와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엘렌을 데리고 산 위의 십자가 위에 올라가 도시의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해서 그녀를 감동하게 하고, 비노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가 기억될 방법을 찾는다. 직장을 잃을 처지에 있는 모리스에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 화해의 기회도 얻게 된다.

앙리가 가진 긍정적인 생각과 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앙리도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고, 할 줄 아는 것은 전구를 갈고 조명을 고치는 일밖에 없지만, 그가 남들과 다른 것은 자신이 “빛을 밝히는 특별한 존재”라는 수녀님의 말씀을 믿고, 그 믿음을 지키며 사는 데 있다.

부활 성야 미사 중 빛의 예식에서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는 사제의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빛이신 예수님께 초대되었고, 이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세상에 그 빛을 밝히는 존재로 살아야 한다. 세상에는 여전히 죄와 반목으로 인한 부정적인 어둠이 짙게 자리하지만, 가족과 이웃, 어려움 중에 있는 이들에게 선하고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나눌 때 그리스도의 빛을 밝히게 될 것이다.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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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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