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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83)인생은 아름다워

삶의 마지막에 나누는 친교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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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이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2코린 4,15)

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뮤지컬 장르에 도전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세연’은 무뚝뚝한 남편 ‘진봉’과 10대 아들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인데, 병원에서 말기 폐암을 선고받으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동안 해왔던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가 허무하게 느껴지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첫사랑을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결국, 그녀의 뜻대로 남편 진봉과 함께 학창 시절 첫사랑과 헤어졌던 광주로 내려가고, 거기에서 다시 흔적을 쫓아 부산, 청주, 보길도로 전국 일주를 하게 된다.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시작했지만, 세연은 여행하면서 엄마와 아내로만 살면서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해보기도 하고, 남편과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린다.

영화는 첫사랑을 만났다는 것보다는 그 여행의 과정을 통해 세연이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의미를 잃어버렸던 가족의 소중함도 깨닫고, 어려운 순간에 자신을 도와주었지만, 그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던 친구와 이웃을 기억하게 된다.

신파 영화였다면 눈물이 펑펑 나는 장면으로 마무리하겠지만, 이 영화는 다른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한다. 생일조차도 잊어버리기 일쑤고, 제대로 된 축하 한 번 받지 못했던 세연을 위해 특별한 잔치가 벌어진다. 가족과 이웃, 잊고 살았던 고마운 분들, 화해가 꼭 필요했던 이들을 만나 그동안의 시간에 감사하고, 친교의 기쁨을 한껏 나눈다. 춤과 노래로 꾸며진 뮤지컬은 이 공동체적 기쁨을 표현하는데 잘 어울린다.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가? 우리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 물음에 객관적인 기준은 없지만 신앙인으로서 그분의 현존과 은총에 대한 식별이 꼭 필요하다. 세상의 시각으로 본다면 아무것도 아니거나 심지어 허무해 보이는 삶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신앙의 관점으로 본다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은총이 내렸고, 그 은총 안에서 어려운 순간을 이겨냈고, 그 믿음을 지키고 키워가고 있다는 것. 거기에서 삶은 다르게 보이게 된다.

주인공 세연이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 것처럼, 우리도 지나온 세월 발자국마다 은총이 자리했음을 깨닫게 될 때 그분께 감사하고, 그 감사함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과 종식되지 않은 팬데믹과 치솟는 물가 등 긍정적인 뉴스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런 부정적인 분위기에 짓눌리기보다는 신앙인으로서 그분의 부르심을 인식하고 여기에 합당한 삶을 살고, 그분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화를 가족,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다.



조용준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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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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