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미선의 지구밥상] 식량 위기, 지금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한다

<34>알콩청국장 샐러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 특별한 ‘북 토크’가 열렸다. 고 신승철 선생 3주기를 맞아 출간한 「채식, 공존의 밥상」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우리 농업기반 채식문화운동과 기후운동을 하는 내가 이날 사회를 맡았고, 책의 공저자인 김인원 작가(식품공학자, 한살림대전 이사장 역임, 옥천생태미각사협 대표)가 자리를 함께했다.

신승철 선생은 펠릭스 가타리를 연구한 생태철학자이자 활동가로, 2019년 뜻을 함께하는 연구자·활동가들과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을 만들고 생명·생태·기후위기·동물권·탈성장을 주제로 여러 저작을 남겼다.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는 해에 출판됐다.

이 자리에서 김인원 작가는 가장 나누고 싶은 레시피로 ‘알콩청국장 샐러드’를 꼽고, 직접 선보였다. 알콩청국장은 지역 농부가 개발해 선보인 청국장이다. 비록 책 지면에는 조리법이 실리지 않았지만, 작가 소개로 만들어 먹어본 알콩청국장 샐러드는 청국장과 간단한 소스와 바삭한 감자가 잘 어우러진 맛이었다.

이날 대화에서 가장 눈길을 끈 개념은 ‘식물의 정크푸드화’였다. ‘식물의 정크푸드화’란 겉모습은 크고 좋은데 정작 땅으로부터 제대로 된 영양을 만들어내지 못한 상태다.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해 지력이 소진된 땅에서는 식물이 겉보기엔 크고 풍성하게 자라도, 그 속에 담기는 미네랄과 미량영양소는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또 다른 문장인 ‘내가 먹는 것이 곧 나’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이어졌다. 18세기 프랑스의 법관이자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이 「미식 예찬」에서 남긴 “그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보겠다”는 문장이 그 시작이다.

나는 이 말이 애초에 상당히 계급주의적인 맥락에서 나온 말임을 우리가 알고 써야 한다고 짚었다.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무엇을 먹는가는 곧 그 사람이 어느 계급에 속해 있는가를 드러내는 표식이었고, 브리야 사바랭의 문장 역시 미식을 향유할 수 있었던 부르주아 계급의 시선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런 만큼 오늘날 이 말을 채식과 생태적 먹거리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다시 꺼내 쓸 때는 그 안에 깃든 계급적 함의를 지우고 좋은 의미로 쓰기보다 그 출발점을 분명히 인식한 채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책은 2100년 인구 100억 시대에 닥칠 식량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다. 흥미로운 지점은 같은 미래를 그리면서도 다른 결의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탐사보도 기자 브누아 브랭제는 갓 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고 ‘이 아이에게 무엇을 먹일 것인가’를 물으며 먹거리 전환의 ‘희망’을 이야기한 바 있다. 반면 「채식, 공존의 밥상」은 다가올 ‘불안’에 더 무게를 둔다.

두 이야기가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데는 기후위기를 가져온 석유 기반의 생산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지금의 먹거리 생산과 소비 방식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100억 명의 식탁 앞에서 불안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반대로 지금 여기서부터 바꿔 나간다면 희망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브누아 브랭제가 그려낸 희망 쪽으로 미래의 저울을 기울이려면, 지금의 먹거리 생산체계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데 이날 이야기가 모였다. 친환경 농업을 뒷받침할 육성법과 제도가 튼튼히 뿌리내려야 하고, 그 못지않게 소비자인 우리 각자가 친환경 농업과 그 농업을 일구는 농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일이 필요하다.

이날 자리는 또 하나의 다짐으로 마무리되었다. 한살림대전 이사장을 지낸 김인원 작가와 현재 팔당생명살림 두레생협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나는 이날 각자의 생협을 대표해 이 자리에 함께 서 있었다. 한살림과 두레생협, 서로 다른 이름으로 오랜 시간 협동조합 운동을 이어온 두 사람은 앞으로 두 생협이 더 긴밀히 협력하며 먹을거리 생태계를 바꾸어 나가는 일에 함께하자는 뜻을 나누며 북 토크를 맺었다.





재료(2~3인분)

감자 200g, 알콩청국장(또는 낫토) 50g, 루콜라 50g, 방울토마토 50g, 두부 1/4모(100g), 감자 바게트 50g, 감자전분 약간, 쪽파 약간, 적양파 1/2개
[간장소스] 생들기름 2큰술, 토마토식초 2큰술, 간장 1큰술, 매실청 1큰술, 후추·소금 약간
사전 준비
1. 감자를 2~3㎜ 두께로 둥글게 썰어 물에 담가 전분을 뺀 뒤 물기를 없앤다.
2. 루콜라와 적양파, 쪽파, 방울토마토는 씻어 둔다.
3. 소스를 섞어 둔다.
조리 순서
1. 감자는 감자전분을 입혀 오븐에 굽는다.(190도, 20분)
2. 두부는 깍둑 썬다.
3.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자른다.
4. 적양파는 채 썬다.
5. 루콜라는 4㎝ 길이로 썬다.
6. 쪽파는 다진다.
7. 루콜라 위에 썰어 둔 채소와 두부를 올린 뒤 알콩청국장을 올린다.
8. 구운 감자 위에 양파, 다진 파, 청국장을 올린다.
9. 접시에 샐러드를 담고 구운 감자를 빙 둘러 담는다.
10. 소스와 함께 낸다.
11. 소스를 부어 샐러드를 버무린 후 감자 위에 샐러드를 올려 먹는다.

팁) 감자는 가지, 마, 연근 등 제철 재료로 다양하게 시도해도 좋다. 루콜라는 양상추나 쌈 채소로 대신해도 된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09-0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2

시편 143장 8절
당신을 신뢰하니 아침에 당신의 자애를 입게 하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