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전 세계의 경제 양극화와 소득 격차, 전쟁과 불평등, 시노드와 난민 위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습니다.
서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7월 30일 카스텔 간돌포 교황 관저에서 미 가톨릭 온라인 매체 CRUX의 선임 특파원 엘리스 앨런 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OSV / CRUX 제공
[기자]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후 첫 언론 인터뷰는 지난 7월 카스텔 간돌포 교황 관저에서 두 차례 이루어졌습니다.
미국의 가톨릭 온라인 뉴스 매체 '크룩스'의 선임 특파원 엘리스 앨런이 교황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18일 스페인어판으로 출간된 "레오 14세 : 세계 시민, 21세기 선교사"에 수록됐습니다.
영어판과 포르투갈어판은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인터뷰의 일부 발췌본은 지난 14일 교황의 70세 생일을 맞아 공개됐습니다.
교황의 직무를 돌아보고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할 시노드 공동 합의성, 우크라이나 전쟁, 이주민과 난민 위기 등을 언급했습니다.
5월 8일 선출 이후 교황으로 사는 삶에 대한 물음에 "앞으로 배울 점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목적인 부분은 어렵지 않지만 가장 큰 도전은 '세계 지도자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회의 목소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시대에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나 회의를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교황청의 외교적 역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며 큰 도전을 느끼고 있지만 압도당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바티칸의 중재자 역할에 대해선 "교황청은 진정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의 다리는 주로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며 "다자간 문제에서 유엔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피력했습니다.
이어 다양한 행위자들이 전쟁 당사자들에게 "이제 그만!"이라고 외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교황은 또 최대 1조 달러에 달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성과 보상안을 언급하며 경제적 양극화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60년 전 CEO들은 노동자 계층보다 최고 6배 정도 더 많은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600배에 이른다"며 노동 계층과 최상위 부유층 간 벌어지고 있는 소득 격차를 우려했습니다.
교황은 이주민과 난민 위기에 대해 '무관심의 세계화'가 '무력함의 세계화'로 더 악화하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는 강자가 파괴할지라도 결국엔 겸손한 자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며 "연민 없이는 정의가 없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는 정당성이 없다"고 역설했습니다.
교회의 공동 합의성 즉 시노달리티에 대해 "공동체성은 내 권위를 앗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美 가톨릭 온라인 매체 Crux 인터뷰>
저는 공동체성이 우리가 어떻게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교회로서 친교를 추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제도적 위계가 아니라 "함께하는 우리", "우리 교회"라는 의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조국인 미국과 선교 활동의 땅인 페루에 대한 애정도 표했습니다.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강하게 느끼지만, 페루와 페루 사람들을 사랑한다"며 "그게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