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인간은 자연에 속해 있으나, 그 자연의 모범을 따르지 않습니다.
생태계의 모범은 ‘순환’에 있습니다. 회칙은 이 순환의 예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식물은 초식 동물에게 먹이가 되고, 육식 동물은 포식자로서 초식 동물을 먹이로 삼습니다. 이어서 육식 동물의 유기 배설물은 새로운 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22항 참조)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만 할 뿐, 순환이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자원 사용의 최소화, 소비 절제, 개발 효율의 극대화, 재사용, 재활용이 없는 ‘버리는 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버리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오염과 쓰레기 문제입니다.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은 건강에,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의 건강에 광범위한 악영향을 끼쳐서 수많은 사람이 일찍 사망하게 됩니다. … 모든 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오염도 있습니다. 이는 교통, 공장 매연, 토양과 물의 산성화 물질, 비료,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일반적인 농업용 독극물을 통하여 발생됩니다.”
(20항)
따라서 교황님은 “오염 및 쓰레기는 ‘버리는 문화’ 때문이므로 재사용과 재활용을 바탕으로 한 생산 방식을 도입하고, 재생 불가능한 자원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20~26항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교황님은 이어서 ‘기후변화’도 지적하십니다. “기후변화는 세계적 차원의 문제로 환경, 사회, 경제, 정치, 재화 분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중요한 도전 과제입니다. 수십 년 안에 아마도 개발 도상국들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25항)
기후는 분명 공공의 재화이고,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세계적 차원의 문제로 사회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더 많은 자원을 소유하고, 정치·경제적으로 힘을 가진 이들은 이 문제를 호도하거나 가리는 일에 급급합니다. 기후 보전은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중요한 도전 과제’입니다. 한편,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부족한 이유는 이웃에 대한 책임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교황님은 회칙에서 “사람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십니다.
“안타깝게도 온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비극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형제자매가 관련된 이 비극에 대한 우리의 부실한 대응은 모든 시민 사회의 기초인, 우리 이웃에 대한 책임감의 상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25항)
글 _ 이용훈 주교 (마티아, 천주교 수원교구장)
1979년 3월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1988년 로마 라테라노 대학교 성 알폰소 대학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주교로 서품되었다. 저서로는 「그리스도교와 자본주의」,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