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신부’로 불리는 수원교구 성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황창연 신부가 명예 제주도민이 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9월 27일 서귀포시장 접견실에서 황 신부에게 명예도민증과 증서패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성필립보 생태마을 관계자와 제주교구 중문성당 수녀 등 10여 명이 함께했다.
황 신부는 제주지역 종교 발전과 4·3정신 계승, 생태 가치 확산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도민이 됐다. 청국장을 판매한 수익금 8억 원을 2022년 제주교구 중문성당에 기부한 것을 계기로 제주와 인연을 이어왔다. 당시 기부금으로 1960년대 지어져 노후화된 중문성당의 부속건물을 철거하고, 사제관 등 주요시설을 신축하는 데 도움을 줬다.
올해 6월에도 4·3 희생자 추모를 위한 ‘치유와 평화의 경당’ 건립 등에 청국장 판매 수익금 21억 원을 기부하고, 현금 10억 원 기부도 약정했다.
황 신부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52만 구독자와 소통하며 생태적 가치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강원 평창·경북 문경과 잠비아·미국 등 국내외에 4개의 생태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는 다섯 번째 생태마을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이곳에 지어질 신례리 ‘순례자의 집’은 100억 원 규모로 올해 8월 착공했다. 2026년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는 순례자와 여행객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이자 신앙과 공동체 문화를 나누는 장소로 활용된다.
오 지사는 “명예도민증은 신부님의 발자취와 제주가 지향하는 가치가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신부님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제주와 함께 생명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신부는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문화, 아픔의 역사가 공존하는 곳으로 명예도민으로서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보존하고 4·3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함께하겠다”며 “신례리 ‘순례자의 집’도 제주도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