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그리스도교 성직자 350여 명 습격당해
나이지리아 교회의 메유 에아 신부는 최근 밤에 차를 몰고 에하은디아구에 있는 자신의 본당으로 돌아가던 중 오토바이를 탄 무장 괴한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 그들은 아무 이유 없이 차량 타이어에 총을 쐈고, 에아 신부는 결국 그들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9월 19일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나이지리아에서 가톨릭 사제에 대한 폭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부 지역에서 심각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시민자유법치주의 국제협회(Intersociety, 이하 시민협회)가 8~9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9월까지 올해에만 최소 15명의 가톨릭 사제가 납치됐다. 수녀들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인 어린이들이 조직적으로 납치돼 북부 이슬람 보육원으로 보내졌다가 강제 개종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제들을 향한 범죄가 가장 심각하다.
나이지리아 주교회의(CBCN)는 “2015년 이후 최소 145명의 사제가 납치됐고, 이 중 11명이 숨졌으며 4명이 아직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또한 최소한의 피해 수치다. 시민협회는 “현실은 훨씬 심각하다”며 “공격을 받은 그리스도교 성직자 350명 가운데 가톨릭 사제는 25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습격은 주로 이슬람 성전주의자인 자하디스트 단체와 강도단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성직자들은 늘 습격과 금전적 갈취의 희생자가 돼왔다. 시민협회는 “많은 성직자가 수천 달러에 달하는 몸값의 흥정 대상이 되어 납치됐다”면서 “성직자들의 자동차를 빼앗아 범죄 조직에 판매하기도 한다”고 수법을 전했다.
9월 12일에는 아갈리가-에파보에 있는 세인트 폴 본당 주임 윌프레드 에젬바 신부가 일행들과 자하디스트로 의심되는 이들에게 납치됐다가 닷새 만에 풀려났다.
시민협회는 “2009년 7월 보코하람 봉기부터 최근까지 나이지리아에서만 1만 9100개의 교회가 파괴됐고, 약탈당해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15년여 사이에 연평균 1200곳, 월 100곳, 하루 3곳 이상의 교회가 폐쇄된 셈이다. 폭력과 위협은 대규모 이주로 이어져, 최소 1500만 명의 신자가 학살을 피해 집과 교회를 떠났다.
시민협회는 “나이지리아군과 경찰이 성직자들을 납치하는 단체들과 유착돼 있다”며 “그들은 남동부 지역에서 비아프라 지역의 독립을 주장하는 개인과 단체를 상대로 반군 진압 작전을 수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지역은 1967년 국가 독립을 시도했지만, 3년간 이어진 유혈사태 끝에 결국 패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