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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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첫 권고 「딜렉시 테」 발표…“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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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의 첫 권고 「딜렉시 테(Dilexi Te, (가칭)내가 너를 사랑하였다)」가 10월 9일 공개됐다. 제목은 요한 묵시록 3장 9절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들이 알게 될 것이다”에서 따왔다.


라틴어 ‘Dilexi Te’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회칙 「딜렉시트 노스(Dilexit Nos,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와 짝을 이룬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 문헌을 통해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인식하라”는 복음의 요청을 새롭게 제시한다. 그는 서문에서 “이 문헌이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섬기고, 그들이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돕는 길이 되길 바란다”고 썼다.


약 2만1천 단어로 구성된 권고는 총 5장에 걸쳐 ‘사랑·연속성·일치’를 핵심 주제로 삼는다. 교황은 “주님에 대한 사랑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과 하나”라고 밝히며, 가난을 단지 물질적 결핍이 아닌 인간 존엄의 문제 그리고 신앙의 자리로 해석했다. 그는 “성경이 이토록 명확히 가난을 말하는데도 왜 여전히 무시당하는가”라고 묻고, “가난한 이를 외면한다면 복음을 잃게 된다”고 경고한다.


교황은 또한 “오늘날 자선을 가볍게 여기거나 비웃는 이들이 많지만, 자선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우리를 멈춰 세워 가난한 이의 눈을 바라보게 하는 행위”라며, “그 안에서 신앙의 경건함이 다시 태어난다”고 강조했다. 자선과 사랑의 실천은 ‘개인적 구제’가 아니라 ‘교회 정체성의 일부’임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이어 가난을 복합적 현실로 설명하며, 물질적 빈곤뿐 아니라 사회적 소외, 문화적 결핍, 인간의 자유 상실 등 다양한 형태를 지적했다. 그는 “가난한 이는 우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기심과 구조적 죄의 결과”라며, 교회가 이들을 위해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사회운동이 아닌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문헌의 중심에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사상이 자리한다.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인 교황은 “가난한 이는 돕는 대상이 아니라, 주님의 성사적 현존”이라 인용하며, 가난한 이를 돌보는 것이 “믿음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구체적 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등 전임 교황들의 사회교리를 이어받아, 가난한 이를 향한 사랑이 교회 일치의 길임을 제시했다.


권고 말미에서 교황은 “교회의 거룩함은 가난한 이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신자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동일한 자비의 행로”로 초대받았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오늘날 복음을 새롭게 읽을 때, 우리는 세상의 지혜가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썼다.


문헌 발표와 함께 교황은 전 세계 주교들에게 서한을 보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작한 전통을 이어, 교도권의 중요한 순간마다 전 주교단이 함께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딜렉시 테」가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섬기고, 그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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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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