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 벨라루스 OSV]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정치범으로 수감돼 있던 가톨릭 사제 2명이 11월 20일 석방됐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들 사제가 석방된 것은 레오 14세 교황 특사이자 벨라루스 주재 전 교황대사인 클라우디오 구제로티 추기경(교황청 동방교회부 장관)이 지난 10월 벨라루스를 방문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오블라띠 선교수도회 소속 안제이 유흐니에비치 신부와 헨리크 아칼라토비치 신부는 정치적 혐의로 각각 13년 형과 11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벨라루스 주교단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교황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두 사제에게 사면을 베푼 뒤 석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구제로티 추기경은 “이번 석방은 대화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 주는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벨라루스 언론인 루슬란 쇼신은 두 사제의 석방에 대해 “교회에는 진정한 승리이지만 숨은 대가(a hidden cost)가 따랐을 가능성이 크고, 여전히 많은 가톨릭신자들이 감옥에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벨라루스 출신 인권운동가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알레스 벨라츠키, 사하로프상 수상자 안제이 포초부트 등은 아직도 감옥에 갇혀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정치범들을 이용해 자국에 부과된 제재나 각종 제한 조치의 완화를 얻어내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