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0월 24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시노드 팀과 참여 그룹들의 희년’ 개막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OSV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후 여성 부제품 등 ‘민감한 주제’를 연구해온 12개의 시노드 연구 그룹들이 최근 중간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중간 보고서는 각 그룹이 진행한 연구 과정과 예비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그룹별 진행 상황이 서로 달라 분량과 내용의 깊이에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17일 바티칸에서 연구 그룹들이 중간 보고서를 제출한 사실을 공개하며 “일부 그룹은 연구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도달했으나 다른 그룹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 그룹들은 오는 12월 31일 레오 14세 교황에게 연구 결과를 정리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바티칸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각 시노드 연구 그룹들이 제출한 중간 보고서 내용 대부분은 자료 수집 과정 등 연구 진행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기 연구 그룹’의 경우 5개 대륙 출신 사제와 수도자·남녀 평신도로 연구 그룹을 구성해 각 지역 교회와 수도회 등을 대상으로 200건 이상 의견 청취·인터뷰를 진행한 과정을 보고서에 담았다. 또 ‘디지털 환경에서의 선교 연구 그룹’의 경우 67개국 출신 1600여 명의 디지털 선교사의 선교 경험담을 수집·분석한 연구 과정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연구 진행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일부 그룹은 중간 보고서를 통해 최종 보고서에 담을 제안 사항을 ‘예고’하기도 했다. 여성의 참여 확대 등을 주제로 연구해온 그룹의 경우, 남성 중심주의 비판 및 여성의 교회 의사 결정 기회 등의 내용을 최종 보고서에 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사제 양성 제도 등을 논의해온 그룹은 “전면 개편은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성·평신도의 참여 확대 등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할 교육 과정 마련 등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시노드 연구 그룹은 교회가 예민한 ‘논쟁적 사항’에 대해 즉각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장기간 연구를 거쳐 마련된 보고서는 보편 교회의 사목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선교, 여성의 교회 내 역할 확대 등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 10가지 주제를 선정해 연구할 것을 지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7월 최종 보고서 제출 기한을 올해 12월 31일로 연장하면서 2가지 주제(△시노드 관점에서 바라본 전례 △각 지역 교회 주교회의와 교회 회의·개별(지역) 공의회 구성)에 대한 연구를 추가로 제안해 총 12개의 연구 그룹이 운영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