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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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떠나는 건물, 남겨진 추억…서울대교구 대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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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대성당과 대건관 재건축을 앞두고, 이곳을 거쳐간 사제와 신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건물은 사라지지만, 그 안에서 시작된 소명과 다짐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혜영 기자입니다.
 

재건축을 앞둔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대건관과 대성당 전경

[기자] 붉은 벽돌 건물의 전면 유리에 붙은 큼직한 십자가. 

그리고 한손을 위로 뻗은 성 김대건 신부의 성상.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대성당을 상징하는 풍경입니다.

내부는 높은 층고에 나무로 이루어져 웅장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오랜 세월 사용된 장의자와 손때 묻은 기도책이 대성당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사제들은 대성당 재건축 소식에 애틋한 추억을 떠올립니다.

<백남용 신부 / 서울대교구 성사전담사제> 
"풍금을 치면서 미사를 집전하는 걸 참례했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그게 이제 제일 저한테 인상 깊은 기억이고…"

<조한건 신부 /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아침마다 미사 준비를 하고 교수 신부님들 오시면 제의 챙겨드리고 했던 일을 했는데요. 제의방 옆에 초 깎는 곳이 있었어요. 초를 잘 깎아보려고 한참 연습을 했었어요."

신학생들에게 대성당은 사제가 되겠다는 마음을 수없이 되묻고 응답했던 자리입니다.

<인호진 레토 /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4학년> 
"항상 대성당에서는 울었던 기억 밖에 없어서요. 혼자 남아서 그냥 콧물, 눈물, 다 바닥에 꽂으면서 예수님 때문에 기뻐서도 울고, 저의 나약함 때문에 슬퍼서도 울고." 

<임승준 시몬 /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3학년> 
"사실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항상 그런 시간들을 다 대성당 안에서 보냈던 것 같아요. 힘들 때 대성당에 앉아서 기도하기도 하고…" 
 
서울대교구 대건관 내부 신학생들의 방 모습

눈물과 기도가 머물던 대성당을 나오면, 신학생들의 하루는 대건관으로 이어졌습니다.

백남용 신부는 1972년 대건관 완공 직후 입소한 1기생입니다.

독방 생활이 외로워 잠깐씩 로비에 나왔던 추억이 생생합니다.

<백남용 신부 / 서울대교구 성사전담사제>
"옆방 방문은 절대 금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로비에 잠깐 나와서 서로 마주 보고 다시 들어가고. 그게 그때 생활 중 가장 기억나는 것입니다."

며칠 전까지 대건관에서 지낸 신학생들에게 대건관은 동기애를 다진 공간이었습니다.

<손민국 비오 /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5학년>
"분명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고요. 그럼에도 다같이 고생한다는 그런 마음이 있어서 그런 마음에서 서로가 더 끈끈해질 수 있었던 공간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애틋한 것도 있습니다."
 
대신학교 대건관 제의실 옆 화이트보드에 신학생들이 적어놓은 글귀.

많은 사제들이 거쳐 간 공간.

이렇게 쌓인 시간들이 이제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백남용 신부 / 서울대교구 성사전담사제> 
"과거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느낌이죠. 지워지는 느낌입니다. 섭섭하죠." 

그러나 재건축은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합니다.

대건관과 대성당에서 시작된 소명과 다짐은 다음 공간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조한건 신부 /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앞으로 더 좋은 성전과 좋은 대건관. 이어지는 새로운 대건관 숙소가 지어진다면 새로운 시대에 새 복음화를 전하려고 하는 신학생들, 새 사제들, 이런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건물이 지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범식 신부 / 서울대교구 대신학교 교장> 
"건물 자체는 물리적인 공간인 거고, 사실은 신학교의 대성당이라는 기억은 우리 마음에 있으니까 그 마음을 담아서 새로운 성당이 지어질 것에 대한 기대도 같이 있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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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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