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OSV]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성목요일 전례를 주례했다. 사제 12명의 발을 씻어준 교황은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우리에게 당신처럼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셨다”고 말했다.
교황은 4월 2일 로마교구 주교좌성당인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주님 만찬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삶과 봉사, 사랑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주신다”며 “우리가 사랑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 자신과 서로에게 배우기 위해 우리는 그분의 모범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에서는 수많은 신자들이 참례했으며, 로마교구 교구장인 교황이 로마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성목요일 미사를 주례한 것은 10여 년 만의 일이었다. 성목요일 라테라노 대성당 미사는 교황이 로마의 주교로서 주교좌성당에서 성삼일을 시작하는 전통을 회복하는 의미를 지닌다.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교황이 발씻김 예식을 주례한 마지막 사례는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때였다. 당시 교황은 로마교구 사제 12명의 발을 씻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목요일 미사를 로마 인근 교도소에서 거행하며 수감자들의 발을 씻는 전통을 이어갔다.
교황은 강론에서 요한복음에 나오는 최후의 만찬 장면, 즉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장면을 묵상하며, 부활 성삼일을 시작하면서 그리스도의 겸손과 사랑의 신비 안으로 들어가도록 신자들을 초대했다.
교황은 “수많은 잔혹 행위로 인해 인류가 무릎 꿇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도 억압받는 이들 곁에서 형제자매로서 함께 무릎을 꿇자”며 “이렇게 우리는 주님의 모범을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직접 사제 12명의 발을 씻고 입을 맞추었다. 그중 11명은 지난해 자신이 직접 서품한 사제들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교황청립 로마교구 대신학교 영성지도 신부인 렌초 키에사였다.
교황은 “발씻김은 하느님의 계시를 함축하는 행위이며, 사람이 되신 말씀의 모범적인 표징이자 분명한 기념”이라며 “종의 모습이 되심으로써 성자는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셨고, 우리의 양심을 자주 왜곡시키는 세상의 기준을 뒤집으셨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오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성유 축성 미사를 주례했으며, 한 해 동안 성사에 사용될 성유를 축성했다. 이 미사에는 800명이 넘는 사제들이 공동주례했다.
교황은 이후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성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 등 부활 성삼일의 나머지 전례를 모두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례할 예정이다. 성금요일 밤에는 콜로세움에서 십자가의 길을 주례하고, 부활 대축일에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한 뒤 전통적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강복을 로마와 전 세계에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