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도하는 습관은 어떻게 들여야 하나요?’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가요?’
신앙과 일상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바탕으로 개발된 ‘아쿠티스 AI’다. 이 신앙 기반 AI 서비스는 미국 댈러스대학교와 베일러대학교에 재학 중인 피터(21)·토마스(19) 쿠니 형제가 개발했다. 명칭은 백혈병으로 15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온라인을 통해 교회 가르침을 전했던 ‘하느님의 인플루언서’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 이름에서 따왔다.
약관의 나이에 아쿠티스 성인의 정신을 본받아 신앙 AI 서비스를 개발한 쿠니 형제는 “AI가 사고방식을 바꾸는 시대에 성경과 교리서, 2000년 교회 전통에 근거해 명확하고 도덕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도구가 필요했다”며 “부모와 교육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쿠티스 AI’에는 부모가 자녀의 채팅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됐다. 부적절한 주제가 감지될 경우 알림을 받는 기능도 갖췄다.
이같은 시도는 기존 AI의 한계를 문제의식으로 삼은 데서 출발했다. 쿠니 형제는 미국 가톨릭방송 EWTN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AI는 윤리·도덕에 관한 질문에 지나치게 중립적으로 설계돼 있고, 젊은이들이 플랫폼에 의존하게 한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험도 소개했다. 피터씨는 “AI에 낙태가 괜찮은지 물었더니 ‘당신은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하지만, 교회 가르침과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AI 의존 문제에 대해서는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은 널리 알려졌지만, 많은 사람이 AI 중독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외로움을 느끼는 청소년일수록 인간처럼 반응하는 AI에 쉽게 의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피터씨는 “책임감 있게 사용한다면 AI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AI 사용에 앞서 중요한 것은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쿠티스 성인은 기술을 통해 하느님을 섬겼던 훌륭한 본보기”라며 “그 정신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