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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자리 6의 기적’… 40년 이어온 교황들의 4월 ‘종교 장벽 허물기’

역대 교황 10년 주기 파격 평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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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2026년 4월 13일 알제리 수도 알제의 대모스크에서 원장 셰이크 모하메드 마문 알 카시미 알 호세이니와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OSV

 


서방 교회 4대 교부인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의 터전이었지만, 지금은 가톨릭 신자가 인구 0.02에 불과한 이슬람 절대다수 국가. 레오 14세 교황의 13~15일 알제리 사목방문은 역대 교황 최초라는 기록 이상으로 특별했다.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 첫 교황으로서 1600년 전 ‘영적 아버지’가 사목한 히포 레기우스(현 안나바)를 찾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깊다. 아울러 이웃 종교인 이슬람과의 ‘대화와 화해’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마침 올해는 알제리인들과 종교를 초월한 형제애를 나눈 ‘사막의 은수자’ 성 샤를 드 푸코 신부가 순교한 지 110주년, 티비린의 엄률시토회(트라피스트회) 수도자들을 비롯해 알제리 복자 19위 중 8위가 순교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교황은 알제리 교회 공동체 앞에서 이들 성인과 복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기도와 사랑과 일치를 당부했다. 또 알제리 독립 전쟁 ‘순교자 기념비’를 찾아 프랑스 식민 지배의 상처를 위로하고, 아프리카 최대 규모 모스크(이슬람 사원)인 ‘알제 대모스크’에서 평화와 화해·용서의 촉진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6년 4월 13일 로마 유다교 대회당에서 로마 수석 랍비 엘리오의 환영을 받고 있다. OSV

 


1986년 4월 13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로마 내 유다교 대회당 방문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종교와 국경의 ‘장벽’을 허물어온 역대 교황들의 파격적인 발걸음이 끝자리 ‘6’인 해의 ‘4월 중순’에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그 시작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4월 13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로마 내 유다교 대회당을 찾아 엘리오 토아프 수석 랍비와 포옹했다. 성 베드로 사도 이후 교황의 유다교 회당 방문은 최초였다. 교황은 “우리는 다른 종교와도 나누지 못하는 관계를 유다교와 맺고 있다”며 “여러분은 우리가 사랑하는 형제들이며,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아브라함 자손 간의 오랜 편견을 극복하고, 유대를 강화한 이 역사적 장면의 바탕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Nostra Aetate)가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6년 4월 13일 튀니지 사목방문 중 어린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OSV

 

 


1996년 4월 14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슬람 국가 튀니지 역대 처음 사목방문

10년 뒤인 1996년 4월 14일 교황은 알제리의 이웃 나라인 이슬람 국가 튀니지를 역대 처음으로 사목방문했다. 앞서 언급한 티비린 아틀라스의 성모 수도원의 수도자 7명이 알제리 내전 중 반군 무장단체에게 납치돼 생사를 알 수 없던 시기였다. 교황은 “제 마음은 이슬람 형제들 가운데서 하느님의 절대성을 증언하기를 원했던 수사들을 향해 있다”고 기도하는 한편, 대통령궁에서 “타인을 향한 개방성은 우리의 다름을 허락하시고, 우리가 서로를 더 깊이 알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응답”이라고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4월 16일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총대주교와 함께 난민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OSV


2016년 4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 정교회 수장들과 난민캠프 방문

‘장벽 허물기’의 영성은 2016년 4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 캠프 방문으로 확장됐다. 교황은 ‘갈라진 형제’ 정교회의 두 수장인 바르톨로메오 1세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와 이에로니모스 2세 아테네와 전 그리스의 대주교와 함께 난민들을 위로하고 식사를 나눴다. 또 기도와 함께 공동선언도 발표했다. 나아가 교황은 시리아 출신 무슬림 난민 세 가족 12명(어린이 6명 포함)을 전용기에 태워 로마로 데려가며 ‘환대와 수용’의 모범을 보였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26년 4월 중순 현재 인류는 전쟁과 갈등으로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40년을 이어온 교황들의 ‘장벽 허물기’가 레오 14세 교황의 이번 알제리 사목방문을 통해 평화와 화합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할지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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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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