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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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숨진 레바논 어린이 사진 간직…전쟁 지지할 수 없어"

권의주의 지도자 만난 교황, ''교황 워싱'' 질문에 답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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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23일(현지시간) 적도기니를 떠나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레바논 방문 때 만난 어린이의 사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에 따르면 이 어린이는 당시 '환영합니다. 레오 교황님'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는데, 이번 중동 전쟁때 세상을 떠났다. 

교황은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사목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곳에서 그러지 못했듯 무고한 사람들이 보호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밖에 교황은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과 이주민 문제, 이란의 인권 상황, 교황청 외교, 향후 사목방문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교황 "목자로서 전쟁 지지할 수 없어…이란 처형도 규탄"
교황은 목자로서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황은 "평화에 대한 태도와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며 "종종 어떤 상황을 판단할 때 폭력, 전쟁, 공격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경계했다. 이어 "우리가 목격한 것은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저는 오늘 공격 첫날 희생된 아이들의 가족이 보낸 편지를 봤다"고 밝혔다. 교황에 따르면 유가족은 교황에게 자녀를 잃은 슬픔을 토로했다. 

교황은 정권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반인권적 상황이 있더라도,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일을 할 때도, 무고한 사람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이란의 상황은 분명히 복잡하다"며 "협상도 어떤 날에는 이란이 찬성하고 미국이 반대하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혼란스럽고 심각한 상황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화를 위한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은 "모든 당사자가 평화를 증진하고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며 국제법을 존중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여러 곳에서 그러지 못했듯 무고한 사람들이 보호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직하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을 소개했다. 교황은 "레바논 방문때 '레오 교황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기다리던 무슬림 아이의 사진을 항상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교황에 따르면 그 아이는 이번 중동 전쟁 휴전 직전에 세상을 떠났다. 교황은 "세상에는 수많은 인간적 비극이 많이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목자로서 저는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모든 분들이 증오와 분열이 아닌 평화의 문화에서 해답을 찾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반정권 인사를 처형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견해도 밝혔다. 교황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규탄한다"며 "어떤 정권이나 국가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부당하게 빼앗는 결정을 내린다면 그것은 당연히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목방문 의미…"그리스도 메시지 알리려는 열망의 표현"
레오 14세 교황이 23일(현지시간) 적도기니를 떠나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OSV

교황은 아프리카 사목방문 기간 행보와 발언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알리려는 열망의 표현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사람들의 행복과 신앙, 고통 속에서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황은 "이번 여정은 하느님 백성을 만나고 동행하며 알아가기 위한 사목적 사도 순방"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자주 사람들의 관심은 정치적인 데 쏠린다"며 "'교황은 이 문제나 저 문제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왜 특정 국가 정부를 비판하지 않을까' 하는 식"이라며 "저는 정의에 대해 말했고 그런 문제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향후 사목방문 장소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교황은 올해 스페인 방문이 예정돼 있다. 관련해 스페인 이민자 문제를 짚었다. 교황은 "이주 문제는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제 대답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모두가 북쪽으로 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북쪽의 국가들이 가난한 남쪽 국가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청년들이 미래를 찾지 못해 북쪽으로 이동하길 원하는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국가가 국경을 정하고 통제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때로 도착한 나라에서 그들이 떠나온 곳보다 더 불의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고국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를 광물을 채굴하고 다른 나라들의 이익을 위해 부를 빼앗는 곳으로만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더 큰 정의, 평등, 그리고 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만 사람들이 스페인 등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우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대해야 한다"며 "어떤 나라가 특정 인원 이상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일단 사람들이 도착하면 그들은 모두 인간이며 인간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사목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중남미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싶은 강한 열망이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니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권의주의 지도자 만났는데"…교황 답변은?
기내 기자회견에서는 교황이 권의주의 정권의 지도자를 만난 부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취재진은 권의주의 정권 지도자들을 만났는데 교황과의 만남이 이들 정권에 도덕적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일종의 '교황 워싱'은 아닌지 물었다.

교황은 "어떤 이들은 교황이나 교회가 그들의 생활 방식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며 "교황 사목방문의 주된 목적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이 '교황 워싱'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독재 또는 권의주의 정권이 들어선 나라와 외교 관계를 이어가는 이유는 그 나라의 일반 국민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교황은 "정의와 인도주의적 대의를 증진하고 때로는 정치범이 있을 만한 상황을 찾아내고 석방할 방법을 찾는 등 막후에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아와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황청은 중립을 유지하고 여러 나라와 긍정적인 외교 관계를 지속할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복음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발언을 한반도 상황에 적용하면 북한과의 외교 관계 수립이나 방문도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한반도 평화라는 차원에서 가능하다는 말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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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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