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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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미국 가톨릭신자들이 트럼프의 발목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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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거의 모든 미국 대통령이 그러했듯 도널드 트럼프도 가톨릭 표가 필요했다. 그래서 정치 평론가들은 왜 대통령이 가톨릭교회의 수장과 싸움을 벌였는지, 또 그것이 11월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의견 충돌에 직면했을 때 트럼프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상대를 모욕하는 방식은 그의 지지 기반 안에서 긍정적 인식을 유지하는 데 여러 차례 효과를 냈고, 그는 그것이 레오 14세 교황에게도 통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다.


교황은 미국 가톨릭신자들 사이에서 84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며 4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그에게 투표했던 많은 이들은 그가 교황과 벌인 싸움에 혼란스러워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환멸은 이번 싸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트럼프가 두 번째로 당선된 이후 서서히 커져 온 것이다.


가톨릭 트럼프 유권자들은 단일한 집단이 아니다. 여러 사안에서 그들은 다른 미국인들과 같은 우려를 공유한다. 먼저, 낙태 문제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여기는 생명 수호 성향의 가톨릭신자들이 있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확고하게 공화당에 표를 던져 왔다. 트럼프가 임명한 연방대법관들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데 기여했고, 이들은 그 점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어제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보다, 오늘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오늘날 트럼프는 생명 수호 운동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것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으며, 나머지는 각 주의 몫이라고 말한다. 그는 생명 수호 운동을 저버렸다. 공화당은 40년 동안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와 인간 생명 헌법 수정 조항을 요구해 왔지만, 2024년 정강에서 낙태 반대 조항을 삭제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제 생명 수호 단체들이 반대하는 시험관 수정을 지지한다. 시험관 시술은 사용되지 않은 수정란의 폐기를 초래하기 때문에 교회는 이를 반대한다. 트럼프는 가족계획연맹에 연방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다.


과거 생명 수호 운동가들은 트럼프가 자신들의 대의를 지지했기 때문에 그가 저지른 나쁜 일들을 눈감아 주었다. 그러나 이제 그가 그들을 저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그를 방어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 레이건식 공화당원들에게는 경제와 국가 안보가 핵심 사안이다. 이 가톨릭 신보수주의자들은 자유시장에 신뢰를 두고, 미국이 세계화된 경제 속에서 번영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경악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한때 ‘악의 제국’으로 불렸던 시절을 기억하며 러시아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들은 트럼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 나토 공격,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관심에 충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가톨릭 경영자 계층이 있다. 모든 기업 경영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혼란이 아니라 안정을 선호한다. 혼란은 사업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를 좋아하지만, 나머지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관세나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이들을 불안하게 한다. 이들 경영자 가운데 상당수는 건설, 숙박, 농업 분야에서 값싸고 성실한 이민 노동자를 필요로 한다. 또 다른 이들은 전문 기술 직무를 맡을 고숙련 이민자를 필요로 한다. 이민 단속 역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본당 공동체 구성원들이 체포되고 추방되는 모습을 본 가톨릭신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들은 범죄자를 체포하고 국경을 닫는 데는 찬성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다.


가톨릭 무소속 유권자들, 그리고 트럼프에게 투표한 일부 민주당원들은 민주당에 염증을 느꼈고 변화를 원했다. 중동에서 계속되는 전쟁,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른바 실정과 부패 의혹은 이 유권자들을 공화당 진영으로 이동시켰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트럼프가 중동 전쟁에 미국을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믿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는커녕, 관세와 이란 전쟁은 특히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가톨릭신자들과 다른 미국인들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단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이들에게 서로 다른 사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약속 파기와 나쁜 소식이 서서히 타격을 주고 있다. 교황과의 공개적 충돌 역시 그에게 표를 더해 주지는 못하고 있다.


전쟁과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지 않는다면,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은 가톨릭신자들과 다른 유권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외면당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다시 한번 변화를 원하게 될 것이다. 헝가리에서 오랫동안 집권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극우 성향의 피데스당이 거부당한 일이 벌어졌듯, 미국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글 _ 토머스 리스 신부
미국 예수회 사제로 1974년 사제품을 받고 ‘아메리카’지 기자 및 편집장을 역임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인사이드 바티칸」 등 교회 조직과 정치에 관한 다양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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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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