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 복장을 입은 한 남성이 레바논 데벨 지역에서 성모상에 불을 붙인 담배를 성모 마리아의 입에 갖다대고 있다. OSV=소셜미디어 캡처
한 이스라엘 군인이 성모상에 담배를 물리고 있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인 레바논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일로, 이 마을은 현재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이다.
미국 방송매체 CNN 등은 지난 6일 담배를 입에 문 이스라엘 군복 차림의 남성이 성모상에 불 붙인 담배를 갖다 댄 사진을 보도했다. CNN은 해당 사진의 촬영 위치를 검증한 결과, 레바논 데벨의 한 건물이라고 전했다. 2014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데벨 주민 중 그리스도인은 99.6다. 이 중 가톨릭 신자는 95.9에 달한다.
성모상 모욕과 관련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CNN에 “몇 주 전 촬영된 사진으로 보이며 매우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IDF는 “조사가 이뤄진 뒤 해당 군인에 대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며 “IDF는 모든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며, 종교의 성지 및 상징물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9일에도 데벨 마을에서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예수상을 망치로 내리쳐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동료 병사 6명이 예수상을 훼손했지만, 이들은 서로를 제지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IDF는 사건 연루자들을 구금하며 사태를 수습하려던 와중에 다시 그리스도교 성물을 조롱하는 사건이 재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종교자유데이터센터(RFDC)에 따르면 2025년 그리스도교 혐오 범죄는 240건이 넘는다.
성물 훼손만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을 향한 폭력도 발생했다. 4월 28일 예루살렘 시온산 인근에서 한 남성이 대낮에 프랑스 수녀를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가해자는 수녀의 뒤로 다가가 넘어뜨린 뒤 발길질을 가했다.
4월 19일, 이스라엘 군인이 레바논 남부에 있는 예수상을 파괴하는 모습이 포착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OSV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박현도(스테파노) 교수는 “현 이스라엘 정권은 시온주의 강화와 극단주의적 관념이 굉장히 강하다”며 “주변 국가들, 특히 레바논을 공격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으며, 혐오적 발언이 잇따르는 것 역시 제어장치가 없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교 극단주의는 시각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