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신자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지하 방공호에서 성체 조배를 하고 있다.ACN 제공
주우크라이나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대주교가 4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현황을 전하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최근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을 전하며 “계속되는 기반 시설 공격과 악화하는 인도주의 상황, 그리고 사회 전반에 퍼지는 피로감 증가로 매우 어렵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마주한 지난 겨울은 혹독했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러시아군이 지속해서 발전소 등 사회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탓에 수많은 가정이 난방과 전기 없이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며 “국제 구호단체들이 발전기와 취사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전선 인근 지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드론 공격과 땅에 매설된 지뢰의 위험 탓에 이동이 제한되면서 물과 식량, 의료 서비스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 자원 접근조차 차단되고 있다”며 “아이들은 계속되는 폭격을 피해 지하 방공호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구호단체가 자포리자 주민들에게 생필품과 식량을 전달하고 있다. ACN 제공
한 수도자가 우크라이나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신학교의 대피소에서 기도하고 있다. ACN 제공
절망적 상황 속에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는 건 현장을 지키는 교회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목숨을 걸고 최전선으로 나아가 군인들과 현지 주민들을 돌보며 지원과 영적 돌봄을 병행하고 있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우크라이나 사제단은 전선으로 나아가 가장 위험하고 취약한 지역에 있는 군인들과도 함께하고 있다”며 “현지 주민들은 끊임없는 공격 속에도 지하에서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전선에 가까워질수록 하느님을 찾는 갈망은 더욱 커지는 게 느껴진다”며 “전쟁 속에도 군인과 민간인 모두에게서 신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했다. 이어 “전쟁의 고통 속에도 신앙을 찾아 성소의 길을 걷는 이가 나오는 등 다양한 영적 변화의 움직임도 느껴진다”고 전했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또 억류자 문제와 납치 아동들의 귀환 등 복잡한 외교 사안에 대해 교황청이 대화를 촉진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쿨보카스 대주교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야간 공습으로 인한 수면 부족과 노동력 저하, 난방 등 기본 서비스가 없는 상황에도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며 “가장 큰 피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기억하면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