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이기수(가운데) 신부가 부안본당 주임으로 부임하며 찍은 단체사진. 전주교구 부안본당 제공
1800년대 박해를 피해 숨어든 교우촌에서 시작된 부안 천주교의 역사가 한 세기를 넘어 오늘에 이르렀다. 전주교구 부안본당(주임 김정훈 신부) 설립 100주년 기념미사가 17일 오전 10시 30분 교구장 김선태 주교 주례로 봉헌된다.
부안 지역 천주교의 최초 기록은 18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해를 피해 충청도에서 건너온 신자들이 변산 일대에 교우촌을 이뤘고, 최양업 신부와 김대건 신부 일가친척의 만남이 공식적인 출발점이 됐다. 이후 불무동·납티·만석동 등 13개 공소가 부안 각지에 형성됐다.
본당 설립의 핵심 인물은 김대건 신부의 후손 김양배(요한) 회장이다. 그는 하서면 등룡리 갈대밭 2만 4000평을 매입해 교우촌을 개척했고, 1918년 대구대목구장 드망즈 주교 주례로 등용리공소 경당이 봉헌됐다. 이후 드망즈 주교는 1926년 5월 30일 이기수 신부를 초대 주임으로 임명하고, 공소를 본당으로 승격시켰다. 당시 신자 수 500여 명이었다.
1963년 제8대 주임 지정환 신부 송별행사 후 성당 앞에서 본당 신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교구 부안본당 제공
본당은 1935년 부안읍으로 이전하며 지역 중심 본당으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 4년제 초등학교를 운영하는 등 교육활동에도 힘썼다. 1950년대 들어 신자들은 새 성당 건립이라는 과제를 스스로 떠안았다. 가톨릭 구제회 지원을 받으면서도 각 공소 신자들이 날짜를 정해 성당에 나와 직접 모래와 자갈을 씻고 블록을 찍는 등 노동 봉사로 공사를 이어갔다. 1961년 130평 규모의 성당이 완공됐고, 1963년 현재의 위치(성당길 10)로 이전해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1960년대에는 간척사업을 통해 농지를 마련하고 청호·신복·마포 공소를 신설하는 등 교세가 크게 확장됐다. 1980~1990년대에는 매년 100명 이상 영세자를 배출하는 등 전교 활동이 활기를 띠었다. 신자 수는 1999년 2663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농과 고령화 여파로 2025년 현재 1090명으로 줄었다.
부안본당은 100주년을 맞아 본당 100년사 발간, 사제관과 수녀원 리모델링, 성당 보수 등 시설 정비를 마쳤다. 또 100주년 기도문을 함께 바치며 신자 재교육 특강, 성지순례, 성경쓰기와 성경통독, 묵주기도 봉헌 등도 전개했다. 지난해에는 본당 신학생을 배출하며 새로운 성소의 희망을 밝혔다. 설립 이후 역대 26명의 주임 신부가 사목했으며, 현재는 창북·돈지 공소를 관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