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21일 전북 군산 신시도 최양업공원에서 희망의 순례에 참여한 사제단과 수도자·신자들과 ‘희망의 순례자 합동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원주교구 제공
가경자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희망의 순례단’이 21일 전국 군산 신시도 체류지를 순례하고 최 신부의 조속한 시복시성을 바라며 ‘희망의 순례자 합동 미사’를 봉헌했다.
원주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된 이날 순례에는 원주교구를 비롯해 서울대교구와 춘천·대전교구 등 전국 교구에서 모인 신자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순례자들은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와 교구 사제단 등과 함께 신시도 체류지 일대를 순례하고, 순례지 내 신시도 최양업공원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순례단이 찾은 신시도 체류지는 1847년 당시 부제였던 최양업 신부가 상해에서 출발하는 프랑스 선박을 타고 해로로 조선 입국을 시도하던 중 배가 좌초돼 한 달가량 머물렀다가 다시 상해로 돌아간 곳이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21일 전북 군산 신시도 최양업공원에서 희망의 순례에 참여한 사제단과 수도자·신자들과 함께 거행한 '희망의 순례자 합동 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원주교구 제공
조규만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사제단과 마카오를 다녀오며 현지에서 미사를 드리다 보니 과거 그곳에서 유학하셨던 김대건·최양업 신부님이 멋진 성당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현지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선을 얼마나 안타까워했을지 생각했다”며 “그 속에서도 최양업 신부님은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느님 자비를 바라시며 주님의 선하신 섭리에 온전히 의지하셨다”고 설명했다.
조 주교는 이어 “올해 기적 심사가 통과되며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이 한 발 가까워진 것은 아주 기쁜 일”이라며 “최양업 신부님이 다녀가셨던 이곳을 순례하는 여러분은 성모님 모범을 따라 함께 기도하고 회개하여 하느님을 끝까지 희망하는 ‘희망의 순례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국 교회는 ‘땀의 증거자’로 불리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해 최 신부 탄생 200주년인 2021년을 기점으로 그의 생애와 발자취가 남아있는 30곳을 순례하는 ‘희망의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2026년 4월 기준 ‘희망의 순례’ 완주자는 2300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기도에 힘입어 3월 26일 로마 교황청 시성부는 최 신부의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에서 제출된 사례를 최양업 신부의 전구로 이뤄진 기적적 치유로 인정한 바 있다. 기적 심사 통과는 시복 절차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첫 단계를 통과한 최양업 신부의 경우 앞으로 열릴 신학위원회의 검토 후 시성부 의원 추기경·주교들의 회의와 보고를 거쳐 교황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복자로 선포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