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고 있는데요.
일상에서 고장 난 물건을 고쳐 쓰고, 버려질 자원을 모아 필요한 곳으로 다시 보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소비와 생활 방식을 바꾸며 피조물 보호를 실천하는 현장을 이정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우산에서 살대를 분리하고, 우산 길이에 맞게 살대를 자릅니다.
부러진 부분은 다른 우산에서 떼어낸 부품으로 교체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수리를 의뢰받은 우산을 고치는 날이면 작업대가 분주합니다.
수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직접 수리에 도전하고, 함께 고쳐 쓰는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을 담은 수리상점 '곰손'입니다.
<모호연 히야친타 / 서울 은평구>
"이 살대 두 개를 교체해야 되는데 똑같은 살대가 없어서 제가 다른 우산의 살대 길다란 걸 가져와서 이걸 길이를 맞춰 잘라서 교체를 할 생각입니다."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지만, 고장 나면 버리고 새로 사는 우산.
곰손이 처음부터 우산 수리에 나선 이유입니다.
곰손은 새 부품을 쓰는 대신 고장 난 우산에서 손잡이나 살대를 떼어내 다른 우산을 수리하는데 사용합니다.
고장 나 버려질 우산이 수리를 통해 사용 가능한 우산으로 다시 태어나는 겁니다.
<유혜민 / 수리상점 곰손 대표>
"우산 수리는 무조건 고장 난 우산에서 부품들을 적출해서 장기 이식하는 것처럼 수리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버려지는 자원 안에서 다른 부품들을 만들고 계속해서 순환하는 그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게 좀 인상 깊었어요."
곰손은 스마트폰과 우산 수리로 시작해, 바느질을 활용한 옷과 양말 수선, 신발 수선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수리에 관한 국내 제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곰손은 시민들이 직접 물건을 고치며 수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유혜민 / 수리상점 곰손 대표>
"지금은 무조건 확신이 있어요. 별 문제 생기지 않고 그 문제 생겨도 다시 고칠 수 있다는. 그 마음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같아서 같이 하나씩 어떤 물건이어도 시작해 보기를 권유하고 그 세계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고쳐 쓰는 데서 더 나아가, 쓰임이 남은 자원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곳도 있습니다.
성모자애복지관 산하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해달별'입니다.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동시에 주민과 단체에서 물품을 모아 다시 나누는 지역 자원순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미리 수녀 /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첫 번째는 수거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분배입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이 가져오신 것들 그리고 단체에서 가져오신 저희 자원순환 물품들을 받으면 그거를 알맞게 필요한 곳에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서 이제 저희 세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저희가 또 교환을 해서 오는 경우도 있고요."
인근 복지기관과 어린이집, 본당과도 자원순환 활동을 함께하며 지역에서 연대하고 있습니다.
<김진영 수녀 / 성모자애복지관장>
"꾸준히 찾아주시는 그런 관심 있는 단골 분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물건 판매에 치중했다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소비를 하면서 어떻게 우리가 환경에 대해서 대하고 또 어떤 물건들을 써야만 함께 더불어 공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좀 많이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버리는 문화'에서 '살리는 문화'로.
일상의 작은 실천이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