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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 도입 놓고 정부·교회 ‘소통’ 공방…“사실상 논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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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낙태약물 도입 과정에서 종교계 등과 계속 소통했다고 밝힌 가운데, 가톨릭교회는 “사실상 일방적 통보였다”고 선을 그었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겸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16일 정부의 낙태약 도입 방안 발표 이후 cp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주교단 명의로 나온 주교회의 성명서가 있었는데, 이때 지적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사실상 종교계와 논의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낙태약 도입 초기 2년간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를 함께 시행한 뒤, 이후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가 처방하고 약국에서 조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대상은 임신 9주 이하로 정했다.

 

이에 오 신부는 “임신 9주 이하가 무슨 근거인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원하는 것만 이야기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이나 사회에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오 신부는 낙태약 도입과 관련해 ‘처방 의사의 자격’, ‘의사와 의료기관의 거부권’, ‘약의 안전성’, ‘법 개정 없는 도입’ 등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가톨릭교회는 인간 생명이 수정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보며 낙태를 반대하고 있다.

 

오 신부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보면, 태아의 보호와 여성의 보호가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며 “법 제정을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한 토론이 동반돼야 하지만, 법제처의 유권 해석을 이유로 그마저도 우회하는 방식으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법 제정 우회…충분한 사회적 논의 필요”

 

오 신부는 낙태약 도입을 행정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보면, 태아의 보호와 여성의 보호가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며 “법 제정을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한 토론이 동반돼야 하는 반면, 현실은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이유로 그마저도 우회하는 방식으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유통 문제를 이유로 낙태약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의 논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과거 비만치료제의 사례를 언급하며 “비만약도 도입할 때 기준을 정해 처방하도록 했지만 결국 지금 남용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불법 유통이 된다는 이유로 애초에 합법화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며 “불법을 단속하는 이유는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논리라면 지금 불법 유통되는 모든 것을 합법화해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오 신부는 응급피임약부터 낙태약 도입에 이르기까지 태아의 생명과 관련된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생명에 대한 신중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하다고 한 것은 쉽게 믿으면서, 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안전성을 재검토하는 것은 아예 언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성 보호가 낙태의 상업화로 이어져선 안 돼”

 

정부의 낙태약 도입이 여성 보호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상업적 이해관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오 신부는 “정부의 발표로 낙태약물 수입 허가를 신청한 현대약품의 주가가 치솟았다”며 “정부가 낙태약 처방 자격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로 한정하지 않고 ‘자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는데, 비만약과 같이 누구나 처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너도 돈 벌 수 있어’라는 엉뚱한 신호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낙태약 도입이 여성의 보호를 위한 제도라는 명분을 넘어 낙태의 상업화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오 신부는 국가가 임신으로 위기에 놓인 여성을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은 학교에서마저 학생이 임신했다고 하면 자퇴를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 차원의 대응 계획도 밝혔다. 오 신부는 낙태약 도입에 따른 ‘의사와 의료기관의 거부권’과 관련해 “의료계와 입법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교회 차원에서 의료계의 거부권을 확보하고, 낙태약의 우려점을 많이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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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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