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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의 향기] (5)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성체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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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란치아노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모셔진 기적의 성체와 성혈. 출처=Wikimedia Commons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성 프란치스코의 성체 신심을 형제회 생활의 핵심축으로 삼아왔다. 형제 공동체 중심의 수도 생활 방식을 선택한 꼰벤뚜알 작은형제들은 공동으로 봉헌하는 미사와 성무일도를 통해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함께 만나고 찬미하는 데에 특별한 소명을 지닌다.

성체 거동과 현시 및 강복, 조배와 같은 성체 신심 행위를 공동체 전례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는 것은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창설자의 권고를 형제 공동체의 삶 속에서 구체화한 결실이다. 수도회는 또한 두 곳의 성체성혈 기적 성지를 관리함으로써 성체 신심의 수호자라는 역할을 교회 안에서 충실히 수행해왔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 아름다운 도시 시에나,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관리하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는 중세의 기적이 살아 숨 쉬고 있다. 1730년 8월 14일 밤, 도둑들이 성당에 침입하여 350여 개의 성체가 담긴 성합을 훔쳐갔다. 사흘 뒤 성합이 인근 성당에서 발견되었고 성체들은 아무런 손상 없이 그대로 있었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으로 다시 모셔진 이 성체들은 이후 300년 가까이 어떠한 방부 처리도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1780년·1789년·1850년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졌고, 성체들의 상태는 매번 온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꼰벤뚜알 작은형제들은 지금도 이 성체들을 정성껏 보관하며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탈리아 아브루초주의 란치아노에는 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성체성혈 기적이 보존되어 있다. 8세기 초, 성 바실리오 수도회 한 사제가 미사 중 축성 순간 제병과 포도주가 실제 인간의 살과 피로 변화되는 사건을 체험했다. 오랫동안 성체 안 주님의 실제 현존을 의심해온 이 사제는 놀라움 속에서 이 사실을 알렸고, 13세기에 꼰벤뚜알 작은형제들이 성당을 세워 현재까지 관리해오고 있다. 1970년 의학·생물학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살은 인간의 심근(心筋) 조직으로, 피는 AB형 인간의 혈액으로 확인되었으며 단백질 구성비는 신선한 혈액과 동일했다. 연구팀은 수 세기에 걸친 보존에 대해 아무런 과학적 설명을 내놓을 수 없었고, 1981년 세계보건기구(WHO) 후속 조사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시에나와 란치아노. 두 성지는 배경도 사건도 다르지만 하나의 신앙적 진실을 숙고하게 해준다. 성체 안에는 살아 계신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현존하신다는 것, 그 현존은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신비라는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가 눈물로 호소했던 그 권고는 꼰벤뚜알 작은형제들이 이 두 성지를 통해 오늘도 교회에 전하는 메시지다. 미사와 성체 신심, 선교와 복음 선포를 통해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세상에 증거하는 것, 그것이 세라핌 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성체 사랑을 이어가는 길이다. 매일 거행되는 미사 안에서, 형제들이 봉헌하는 제대 위에서, 그 기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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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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