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1개국 청년 신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교회의 순교 영성을 체험하고 신앙 안에서 ‘영성의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행사가 열렸다.
대전교구 웨이크업(Wake-up)국제청소년센터(센터장 박진홍 요셉 신부, 이하 센터)는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제2회 위 커넥트: 희망의 순례자(WE Connect: Pilgrims of Hope)’를 개최했다.
‘위 커넥트’는 아시아 청년들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이다. 2014년 대전교구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를 준비했던 아시아 대표들과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폰다시오(Fondacio)’를 수료한 청년들이 주도해 마련한 것으로, 1회 행사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0주년을 기념해 2024년 8월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동티모르 등 아시아 11개국에서 73명이 참가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평신도·가정사무국(OLF) 엠마누엘 카논 로사리오(Emmanuel Kanon Rozario) 주교도 센터를 찾아 사흘 동안 젊은이들과 함께했다.
행사 중 참가자들은 대전교구 해미순교자국제성지와 솔뫼성지, 수원교구 미리내성지 등에서 한국교회 순교 역사를 배웠다. 순례 중 접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와 해미의 무명 순교자들에 관한 묵상을 다른 참가자들과 나누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또한 참가자들은 각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적 상황에 필요한 기도 지향을 발표하고, 국가별 기도 공간을 만들어 순회하며 묵주기도를 봉헌했다. 참가자들은 청년 실업, 난민, 정치적 양극화, 소수 종교 박해, 폭력 등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염원하며 기도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가 친교의 시간을 넘어 신앙이 보다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성소 식별 중 참가했다는 김혜지(글라라·대전교구 대동본당) 씨는 “아시아에서 모인 친구들과 한국의 순교 영성에 관해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순간에 성령님이 움직이고 계신 것을 느꼈다”며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그리스도 안에 함께 있기에 서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이번 행사가 성소 식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펠시(Felsie) 씨는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여서 가톨릭 신앙에 관해 말하기 어려웠는데, 한국에서 다른 나라 청년들과 신앙을 이야기할 수 있어 보람찼다”며 “성지순례 중 알게 된 김대건 신부님과 최양업 신부님의 삶과 영성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센터는 추후 행사를 아시아교회 다른 국가에서 개최하며,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좋은 모범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진홍 신부는 “참가자들이 이번에 체험한 한국교회의 순교 영성을 묵상하면서 각국 교회의 고유한 영성을 찾고, 이를 다시 만나 나눌 수 있길 바란다”며 “국제교류 프로그램에서 ‘영성의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준비를 위한 작은 샘플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