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서울대교구 가락시장준본당(주임 조대현 바오로 신부)의 ‘하상바오로의 집’은 달걀을 포장하는 신자들로 북적였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가락시장 상인들에게 건넬 부활 달걀을 준비하는 현장이었다.
본당의 부활 달걀 나눔 행사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가락시장에도 성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성당이 가락시장 청과동 3층에 위치해 있고, 눈에 띄는 십자가 등도 없는 탓에 성당의 존재를 모르는 상인들이 많았다. 본당은 행사 이후 상인들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달걀 준비를 위해 신자들은 3~4일 동안 작업에 매달린다. 첫째 날에는 달걀을 삶고, 둘째 날에는 봉투에 성당 위치, 미사 시간, 부활 소식 등을 담은 안내지를 넣어 포장한다. 이후로는 상인들이 일하는 시간대에 맞춰 포장된 달걀을 직접 전달한다. 올해도 부활 달걀 약 5000개를 나눴다. 본당은 행사를 점차 확대해 달걀 1만 개를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당은 이러한 나눔이 선교로도 이어진다고 밝혔다. 냉담 교우인 상인이 달걀을 받고 성당에 다시 나가거나, 답례로 본당에 감사 예물을 봉헌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달걀을 보고 “이제 또 부활이네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행사는 신자들에게 선교의 보람도 주고 있다. 문병규(프란치스코) 씨는 “주변 상인들이 안내지를 보고 시장에도 성당이 있었냐고 물으며 신기해한다”며 “잘 보이지 않는 성당을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정명선(글라라) 씨도 “달걀을 나눌 수 있어 즐겁다”며 “나눔 이후 성당에 간다는 분들을 볼 때마다 선교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