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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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성월 특강 -3강] 과학으로 밝혀낸 과달루페 성모 틸마의 신비

[황창연 신부의 신앙 특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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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bc 가톨릭평화방송은 5월 성모 성월을 맞아 특강을 기획했다. 황창연(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신부가 강사로 나서 과달루페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을 주제로 4차례에 걸쳐 강의한다.  본지를 이를 요약 정리해 과달루페 성모 발현 이야기와 의미를 전한다.  

 

과달루페 성모. O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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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신앙심은 기억하고 기념할 때 생긴다
 

2000년 전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어둠 속을 헤매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 가난한 목수로 사셨고, 때가 차자 인간에게 빛으로 오셨다. 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 복음을 읽고 외우고 깊이 공부해 보면, 진리로 가득한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아들의 십자가상 수난을 온전히 곁에서 지키고,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을 가장 가까이에서 도왔던 어머니 마리아. 인류 역사가 어둠으로 질주하고 가톨릭 교회가 부패하여 길을 잃어 헤매던 1531년, 성모님은 로마 베드로 대성당도 이스라엘도 프랑스 파리도 아닌, 멕시코 테페약의 이름 없는 언덕 위에서 가난한 농부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나셨다. 그 한 번의 발현으로 10년 만에 800만 명의 아메리카 원주민이 세례를 받았고, 500년이 지난 오늘도 수많은 순례객에게 하느님 나라를 전하고 있다.


이번 강의에서는 그 발현이 일어난 테페약 언덕의 의미, 틸마에 새겨진 과학적 신비, 그리고 후안 디에고의 삶과 성인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살펴본다.


 

첫 번째 신비: 기적의 언덕 테페약


테페약 언덕은 아즈텍인들이 대지의 여신 '토난친'을 모시던 신성한 장소였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토난친 신전을 파괴하자 원주민들은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바로 그 언덕에서 성모님이 발현하신 것은, 원주민들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동시에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었다.


만일 성모님이 이미 복음이 선포된 유럽의 어느 성당에 발현하셨다면, 7년 만에 800만 명의 원주민이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기적이 가능했겠는가. 성모님은 원주민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바로 그 자리를 선택하심으로써, 과거를 뒤로하고 그리스도께로 오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주신 것이다.


발현 직후 원주민들과 스페인인들이 힘을 합쳐 단 14일 만에 작은 경당을 지어 1531년 12월 말에 봉헌했다. 찰흙 벽돌로 지어진 가로 6~7m터, 세로 12~14m의 소박한 경당이었지만, 그곳에서 우상의 신전은 사라지고 성모님의 집이 세워졌다. 1533년 더 큰 경당으로, 1536년 성당으로, 1660년에는 지금의 세리토 성당으로 거듭났다. 1709년에는 대성당이 건립되어 성모님을 대성당에 모셨다. 세리토 성당에서 내려다보면 과달루페 성지 전체와 수많은 순례자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두 번째 신비: 사람의 손으로 그리지 않은 성화, 틸마


멕시코는 선인장의 나라다. 멕시코 국기에도 새겨진 노팔(보검선인장)은 식용·약용·화장품 등 활용 범위가 넓고 친환경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후안 디에고의 틸마도 마게이(Maguey, 아가베) 선인장 또는 용설란의 거친 섬유로 짜인 겉옷이었다. 성글고 거칠어 하급 의복으로 여겨지던 이 천은, 보통 20~30년이면 삭아 없어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495년이 지난 지금까지 손상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동일한 선인장 섬유로 성모님 모습을 그려 넣고 보관해 본 시도가 있었는데, 20년이 지나자 삭기 시작하여 완전히 분해되었다. 그러나 과달루페의 틸마는 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 모셔져 있다.


 

적외선 조사가 밝혀낸 기적


1979년, NASA 컨설턴트이자 생물물리학자인 필립 S. 캘러한 박사와 조디 B. 스미스 박사가 적외선 투시 및 정밀 사진 촬영으로 틸마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인간이 손으로 그린 그림에서 반드시 발견되는 붓질 흔적이나 밑그림 자국이 전혀 없었다. 사용된 색소는 동물성·식물성·광물성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었으며, 색상이 섬유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더 나아가 틸마의 온도는 주변 환경과 무관하게 살아있는 사람의 체온인 36.5~37°C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물이 스며들지 않는 선인장 섬유에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새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틸마에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성모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세 번째 신비: 성모님 눈동자에 담긴 얼굴들


틸마의 신비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1979년 정밀 조사에서 성모님의 눈동자를 2500배 확대했더니 당시 현장에 있었던 13명의 인물이 눈동자에 투영되어 있음이 발견되었다. 확인된 인물은 다음과 같다.


망토를 펼치고 있는 후안 디에고, 무릎을 꿇고 놀란 표정으로 성화를 바라보는 수염 난 마라가 주교, 주교 옆의 통역관 후안 곤살레스, 주교의 집사로 일했던 '마리아'라는 이름의 흑인 여성, 그리고 동공 중앙에는 아이를 업은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로 구성된 원주민 가족 7명의 모습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상이 살아있는 인간의 눈에서만 나타나는 '푸르키네-산손(Purkinje-Sanson) 현상', 즉 빛의 굴절 및 반사 법칙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는 평면 그림에서는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불가능한 현상이다. 성모님의 눈동자는 1531년 12월 12일, 후안 디에고가 주교 앞에서 틸마를 펼쳐 장미꽃을 쏟아내던 바로 그 역사적 순간을 성모님의 시선에서 포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신비는 500년 동안 아무도 알지 못하다가, 현대 과학 기술로 비로소 밝혀졌다.


 

네 번째 신비: 틸마에 담긴 우주의 상징들


틸마에 새겨진 성모님의 모습 하나하나에는 깊은 신학적·천문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별자리 :  망토에 박힌 46개의 별(왼쪽 24개, 오른쪽 22개)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성모님이 발현하신 1531년 12월 12일 새벽, 멕시코 시티 하늘의 실제 별자리와 일치하는 천문학적 증거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 망토에는 북반구 별자리들이, 왼쪽에는 남반구 별자리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북두칠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별자리의 배치 방향이 지구에서 올려다본 모습이 아닌 하늘에서 지구를 내려다본 거울 이미지라는 점에서, 성모님이 천국에서 오셨음을 상징한다. 아즈텍 원주민들이 별을 신으로 숭배했기에, 별자리 위에 계신 성모님은 별(우상)보다 위대하신 분임을 선포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검은 띠 : 허리에 매진 검은 띠는 인디언 문화에서 임신을 의미하며, 태중에 예수님을 품으신 성모님을 나타낸다.


태양과 달 : 성모님 뒤의 태양 빛은 하느님의 빛을, 발아래의 초승달은 악을 물리치는 승리를 상징한다. 발현 시기가 동지 무렵이었다는 점에서, 성모님은 가장 긴 어둠(이교도 신앙)을 끝내고 빛(예수 그리스도)을 가져오신 분으로 해석된다.


두 손의 색깔 :  오른손은 밝고 왼손은 어두운색으로, 스페인 백인과 인디언 원주민의 화합을 상징한다. 정복한 지 10년밖에 되지 않아 원주민을 짐승보다 조금 나은 노예로 여기던 시대에, 성모님은 손 하나에서 두 민족을 아우르는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셨다.



다섯 번째 신비: 1921년 폭탄 테러에서 지켜낸 기적


1921년 11월 14일 아침 10시 30분, 한 남자가 꽃다발을 봉헌하겠다며 제대로 다가와 과달루페 성모님 앞에 꽃다발을 놓았다. 그 안에 숨겨진 폭발물이 터지면서 대리석 제단 계단과 황동 촛대들, 십자 고상이 뒤틀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예수님의 십자 고상이 폭발 충격을 온몸으로 흡수하며 바로 뒤에 모셔진 과달루페 성모님을 지켜낸 것이다. 성모님 앞의 유리판조차 깨지지 않았다. 당시 기록은 이렇게 전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이 공격에 매우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그 일이 있던 주 11월 17일, 5시간 동안 우리 수도의 모든 상거래는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이 끔찍한 공격에 대한 항의 표시입니다. 그 이후, 멕시코의 신자들은 악의적인 공격에서 어머니를 보호한 이 십자고상을 모시고 예수님께 경배드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대성당 입구에는 그때 뒤틀린 십자 고상이 보존되어 있다. 아들이 온몸으로 어머니를 보호하신 그 흔적이다.


 

성 후안 디에고. OSV


후안 디에고,  가난한 농부에서 성인으로


'독수리처럼 말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아즈텍 이름 쿠아우-틀라토아친, 후안 디에고는 작은 마을의 가난한 농부였다. 1527년 세례를 받아 '후안 디에고'라는 세례명을, 아내는 '마리아 루치아'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집 근처에 성당이 없어 30km 떨어진 프란치스코회 수도원까지 걸어서 미사를 드리러 다녔고, 그 길목의 테페약 언덕에서 성모님을 만났다.


발현 이후 테페약 언덕의 경당 책임자로 임명된 디에고는 죽기 전까지 17년 동안 성모님을 뵈러 오는 원주민들에게 발현의 의미를 전하며 하느님 나라를 증거했다. 그의 헌신으로 발현 이후 7년 만에 멕시코 인구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가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디에고는 1548년 6월 30일, 74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0년 디에고를 복자로 시복하고, 2002년 멕시코 방문 시 직접 성인으로 시성했다. 원주민 출신의 첫 성인 탄생이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와 과달루페 성모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생전 과달루페 성지를 네 차례나 방문할 만큼 각별한 신심을 품으셨다. 1978년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1979년 첫 번째 해외 사도 순방지로 멕시코 과달루페 성당을 선택하여 당신의 교황직을 성모님께 봉헌하셨다. 교황님의 모토 "Totus Tuus(온전히 당신의 것)" 은 자신을 성모님께 온전히 바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9년에는 과달루페 성모님을 "아메리카 대륙의 수호자, 라틴 아메리카의 여제, 복중 태아의 수호성인"으로 공식 선언하셨다. 교황님은 과달루페 성모님이 단순한 멕시코의 상징을 넘어, 낙태 등 현대 사회의 아픔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복중 태아의 수호자'로서 오늘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셨다. 지금도 과달루페 대성당에는 교황님의 방문을 기념하는 대형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제는 우리 차례


이 세상은 하느님 창조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집에서만 기도하는 것도 아름다운 신앙이지만, 그 창조의 흔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떠나는 순례 또한 살아있는 신앙의 방법이다. 성모님의 발현 장소를 본당 신부님과 함께,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과 함께, 또는 엄마를 찾아 떠나는 마음으로 순례하는 것을 권한다.


과달루페 틸마에 새겨진 성모님의 눈동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다. 500년 전 그 언덕에서 하늘의 여왕이 내려오신 이유는 단 하나였다. 고통받는 인류에게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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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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