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대 청소년 10명 중 8명 이상은 현재 믿는 종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종교인 10대가 꼽은 ‘가장 호감 가는 종교’에서는 천주교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실제 10대 천주교 신자 비율은 3에 그쳤다. 종교에 대한 청소년층의 관심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천주교가 지닌 상대적 호감을 실제 신앙 경험과 공동체 참여로 어떻게 이어갈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은 5월 14일 이같은 결과를 담은 ‘한국인의 종교 1983-2025(3) 10대(13~18세)의 종교’ 설문조사 결과 공개했다. 설문은 2025년 3월부터 11월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만 13~18세(이하 10대)를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CAP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이에 따르면 10대 중 현재 믿는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83였다. 종교가 있다고 답한 10대의 종교별 분포는 개신교 12, 천주교 3, 불교 2 순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의 비종교인 비율은 60로 나타나, 10대의 탈종교 흐름이 성인층보다 더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로도 13~15세 83, 16~18세 82가 현재 믿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연령대 사이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는 청소년 시기 전반에서 종교가 생활 안에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종교인 10대에게 ‘가장 호감 가는 종교’를 물은 결과는 시사점을 남긴다. 이들 중 78는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는 천주교가 10로 1위였고, 개신교 8, 불교 3가 뒤를 이었다. 실제 10대 신자 비율과 비교하면, 비종교인 10대 안에서 천주교가 지닌 상대적 호감도는 낮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호감도가 선교로 곧바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종교인 10대 중 86는 지금까지 한 번도 종교를 믿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과거 종교 경험이 있는 경우는 개신교 11, 천주교 2, 불교 1에 그쳤다. 종교를 떠난 10대보다 애초에 종교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도 ‘불신’보다는 ‘무관심’에 가까웠다. 비종교인 10대의 62는 ‘관심이 없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18,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7, ‘용기가 없고 부담이 되어서’ 6,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5 등이었다. 10대에게 종교는 부정의 대상이기보다 자신의 삶과 연결되지 않은 영역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청소년 선교의 과제가 단순한 권유나 행사 참여를 넘어, 청소년들이 교회 안에서 환대와 동반을 실제로 경험하도록 돕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주교회의 복음선교위원회 총무 유혜숙 교수(안나·대구가톨릭대학교)는 “청소년 선교의 핵심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 안에서 머물 수 있다는 가치와 의미, 관계와 만남을 경험하게 하는 데 있다”며 “상대적 호감을 신앙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회성 권유나 행사 중심 접근보다 반복적인 만남, 작은 공동체 형성, 또래와의 신뢰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