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은 9월 27일 제112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이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라도’(마태 18,10 참조)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고, 국적과 인종을 불문한 모든 어린이를 환대하자고 청했다.
교황은 “해마다 수백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전쟁과 빈곤, 폭력과 환경 재난 그리고 그 밖의 비극적 사유로 고향을 떠나야만 한다”며 “이들의 고통은 주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모든 어린이, 모든 인간은 무한한 존엄성을 지녔고, 저마다 하느님과 비슷하게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주님의 현존을 드러낸다”(창세 1,26 참조)며, 모든 이주아동 앞에서 우리가 인류애와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부름받는 것은 그 아동 안에 계시는 주님을 환대하고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 어린이들은, 그 가운데 한 명일지라도, 우리를 부르고 있다”며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난민과 이주민의 통합을 증진하고 그들을 교회 가족의 온전한 일원으로 소중히 여기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시민 사회의 제도적 맥락에서도 ‘아동 최선의 이익’에 따라 공공단체와 민간단체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의 보호와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도 ‘가장 작은 이들이 주는 희망의 풍요로움’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며 “이주아동은 생명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 안에서 보호받아야 하며, 이것은 특권이 아니라 한 아이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땅에서 태어났지만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이주아동, 부모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다가 우리나라에서 함께 살고자 들어온 중도 입국 청소년, 전쟁과 박해를 피하여 이 땅에 온 난민 가족의 아이들이 있다”며 “이들이 이주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에서 숨죽이며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 깊이 성찰해야 하는 아픔”이라고 했다.
정 대주교는 “한국교회에는 많은 본당 공동체가 있고, 그 주변에는 이미 많은 이주민과 난민,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다”며 “특별히 취약한 이주아동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본당 공동체가 함께 돌보고 동반해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요청했다.
정 대주교는 또 “우리가 이주아동을 보호하고 사랑으로 함께할 때, 그들은 단지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작은 이들 안에 하느님의 희망이 숨어 있고, 우리가 그 희망을 지켜 주고 길러 낼 때 교회와 우리 사회는 더욱 넓고 따뜻한 공동체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