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신자들의 절박한 외침이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 울려 퍼졌다.
‘919 기후정의행진 거리 미사’가 9월 19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미사에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가톨릭기후행동,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한국 남자 수도회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 JPIC위원회, 예수살이공동체 등 공동 주최 단체 회원과 인천교구 부평1동본당, 춘천교구 인제본당 신자를 비롯해 500여 명이 참여했다.
예수회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 등 미사를 공동집전한 사제단은 불타는 지구를 상징하는 붉은색 제의를 입었다.
강우일 주교는 인사말에서 “우리의 작은 동참이 하나뿐인 삶의 터전 지구를 살릴 수 있다”며 “지구를 망가뜨리고 상처를 준 인류의 잘못에 용서를 청하자”고 말했다. 강 주교는 이어진 강론에서 “네팔 대홍수는 기후위기가 불러온 예견된 참사이고 언제 또 같은 재앙이 나타날지 모른다”면서 “기후위기 시대에 송전탑을 짓고 원자력발전을 지속하는 우리 정부 정책에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후위기를 이제는 ‘기후재앙’, ‘기후붕괴’라고도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주의가 꿈꾸던 물질 성장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경작지가 감소하고 자원 쟁탈전이 심화됨에 따라 국제법을 무시하고 기후 난민을 배척하는 국가 이기주의에 박차를 가하는 나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강 주교는 한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100년 뒤를 바라보며 인류 보편의 가치와 지구의 미래를 개척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탄소 배출 ZERO’, ‘지구에게 숨을’, ‘전기를 끄고, 생명을 켜자’, ‘지구가 아프면 내 몸도 아프다’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심각한 기후위기 현실을 전했다.
김태영(요셉·수원교구 평택 고덕본당) 씨는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기후 부정의에 의해 약자와 가난한 이들이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김옥자(데레사·춘천교구 인제본당) 씨 역시 “지금의 기후위기가 더 악화돼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본당 신자들과 먼 길을 달려왔다”고 밝혔다.
미사 참여자들은 인솔 차량과 풍물패를 선두로 보신각에서 을지로1가를 거쳐 숭례문까지 행진한 후 시민사회계에서 주최한 ‘919 기후정의행진’ 집회에 합류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