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동의 없는 결정은 생명 경시”…유치 신청 철회 촉구
신규 핵발전소 부지 유치 신청을 둘러싼 논란 속에 종교계·시민사회계가 생명과 공동체의 관점에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주민 동의 없는 원전 건설 추진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방침을 밝히고, 1월 말부터 부지 유치 공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경북 영덕군·경주시 등 4개 지자체는 공모 마감일인 3월 30일을 앞두고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규 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은 3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종교계를 포함한 시민사회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종교환경회의 공동대표인 양기석 신부는 “우리가 살아가는 땅과 바다, 하늘은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해야 할 생명의 터전”이라며 “핵발전소와 고준위 핵폐기물이 들어서는 순간 그 공간은 더 이상 미래를 꿈꿀 수 없는 곳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의 안전과 지역의 미래를 외면한 채 추진되는 신규 원전과 SMR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정책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종교계는 특히 원전 유치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형식적인 절차만 거친 채 중대한 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공동체 합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주민 동의 없는 원전 유치 신청을 즉각 철회하고,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