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문서」 제2부는 시노드 교회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서의 ‘관계들의 회심’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향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처음 인용되는 성경의 무대는 시몬 베드로를 비롯한 많은 제자의 고향인 티베리아스 호수이고,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을 경험했지만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그렇지만 제자들은 베드로와 함께 고기를 잡으러 기꺼이 동행한다. 「최종문서」는 이 장면에서 시노드 여정에 베드로의 후계자와 함께하는 교회 공동체를 본다.
시노드의 길에서 교회가 깨달은 것은 모든 관계의 소중함이다. 참으로 교회를 살아있게 하고 교회 구조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관계’라는 전망이다. 전 세계의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과의 관계와 인간들 사이의 관계, 심지어 피조물과의 관계에서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어 주는 교회를 열망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시노드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경청 되고 있다는 기쁨을 표현했고, 이것은 혼인 상태, 성적 정체성 등 특정 상황으로 인해 교회 내에서 배제되거나 판단 받는 사람들의 고통에 함께하는 것에 이른다.
「최종문서」는 이러한 관계들을 돌보는 것은 교회의 조직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그 자체로 복음 선포이며,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보여 주는 신앙적 증언이라고 본다. 따라서 ‘관계의 회심’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관계들의 회심에서 기준이며 모범이 되는 분은 복음서의 예수님이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자 했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만났고, 그들의 필요와 믿음에 귀 기울였다. 그들에게 자비로운 아버지의 얼굴을 보여 주셨고, 그들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고, 삶을 변화시켜 주셨다.
「최종문서」는 바로 오늘의 교회 역시 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진심을 다해 형제자매의 소리를 경청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만나시고 치유하시는 그 구원의 방식에 동참해야 한다고 요청한다.
「최종문서」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관계 회심’의 핵심 영역을 가리킨다고 본다.(52항) 성의 다름은 인간 관계성의 바탕을 이루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성의 다름은 차별이나 불평등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세례성사 안에서 남녀는 완전히 동등한 품위를 지닌다.(갈라 3,28 참조)
교회는 이러한 남녀의 다름을 하느님의 선물로 환영하고 상호 존중하는 관계를 살아감으로써 복음을 증언해야 한다. 그렇지만, 시노드 과정에서 드러난 많은 여성의 고통과 아픔은 교회가 자주 이 부분에서 실패해 왔음을 보여 주고 있다. 「최종문서」가 언급하고 있는 관계들의 회심은 바로 그 실패와 상처 위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 그리하여 계속해서 강조한다. “시노드 교회는 관계들의 진정한 회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글 _ 엄재중 요셉(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