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보좌신부로 있던 한 본당에서는 유독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세대 간의 결합이 잘 이루어져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마치 친손주를 대하듯 이름을 불러 주시며 간식을 챙겨 주셨습니다. 아이들 또한 어르신들의 손길을 낯설어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 머물곤 했습니다.
아이들과 청년들 사이의 관계도 매우 좋았습니다. 청년들이 주관한 행사에 아이들은 마치 자신의 행사인 것처럼 기쁘게 참여했고, 청년들은 그런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챙기며 서로 간의 돈독한 유대를 쌓아갔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의 행사에도 아이들이 함께했고, 아이들의 행사에도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청년들을 보며 활기찬 신앙생활의 모습을 꿈꾸었고, 어르신들을 통해서는 삶으로 전해지는 신앙을 배우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본당 공동체 전체가 ‘하느님의 한 가족’(에페 2,19)임을 드러내는 살아 있는 표지라고 느껴졌습니다.
청소년 신앙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본당 공동체의 관심과 보살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나이지리아 속담처럼, 한 아이의 성장은 개인이나 가정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공동체의 배려와 협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청소년 신앙 활성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환경과 체계적인 교리교육, 헌신적인 교리교사 모두 중요하지만, 그 바탕에는 공동체 전체의 관심이 자리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이 청소년들에게만 본당의 모든 관심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본당에 속하는 다양한 구성원과 단체 그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균형과 공감입니다. 지금까지 본당을 지탱해 오신 어르신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면서도, 이제는 교회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기꺼이 나누어야 한다는 데 공동체가 함께 뜻을 모아야 합니다. 동시에 아이들이 단지 ‘미래’가 아니라, 이미 교회의 ‘현재’임을 깨닫고 더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그들을 품어야 합니다.
얼마 전, 교회 내 청소년과 성소자가 급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출산 시대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만은 아니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 본당에 머물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단순히 사회적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무관심이 그들을 교회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본당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을 돌보고, 그들이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삶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먼저 살아온 우리가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한 가족 안에서 사랑과 안정감을 경험하며 자란 아이들은, 분명 교회의 소중한 보물이 될 것입니다.

글 _ 이규성 요셉 신부(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