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6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예술로 빚은 신앙] 수원가톨릭미술가회, 그리고 365갤러리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수원가톨릭미술가회는 매년 두 차례 전시를 통해 신앙과 예술이 만나는 자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성화성물전’과 ‘정기전’은 단순한 작품 발표를 넘어, 관람객들에게 신앙의 깊이를 전하는 예술적 봉사의 장이 됩니다. 


수원화성순교성지 안에 자리한 북수동성당 입구에는 순교자 현양비가 세워져 있어, 이 땅에서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바친 이들의 희생을 묵묵히 증언합니다. 그 곁에 자리한 ‘뽈리화랑’은 과거 소화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한 전시공간으로, 역사와 신앙,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입니다.


화랑의 이름은 북수동본당 4대 주임신부였던 심응영(沈應榮) 신부님의 프랑스 이름 폴리 장 마리 데지레 장 바티스트(Polly, Jean Marie D?sir? Jean Baptiste)에서 유래합니다. 신부님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으로 조선에 파견되어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소화강습소를 설립해 한글과 우리 역사를 가르치며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냈습니다. 그의 헌신과 신앙을 기리기 위해 2007년 문을 연 뽈리화랑은 순교의 터전 위에 세워진 또 하나의 신앙의 증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원가톨릭미술가회 전시가 열리던 날, 공간이 지닌 깊은 성스러움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기도의 자리로 이끌었습니다. 오래된 교실 창 너머로 보이는 성당의 고요한 풍경, 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마루의 삐걱거림은 시간의 흔적을 넘어 신앙의 기억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울림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내면을 향한 조용한 성찰로 이어집니다.


뽈리화랑은 오늘날 ‘365갤러리’라는 이름의 연중 상설 전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곳 전시장은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 일 년 내내 운영되고 있습니다. 당번을 하는 날은 하루를 온전히 머무르며 작품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됩니다. 나무와 흙, 돌과 캔버스 위에 담긴 작가들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복음을 전하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됩니다. 각 작품에 스며든 신앙의 메시지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마음을 울리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묵상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처럼 성미술로 채워진 갤러리 공간 안에서의 시간은 어느새 작은 피정이 됩니다. 예술은 그렇게 신앙을 비추는 또 하나의 빛이 되어, 우리의 삶 속에 깊고 잔잔한 울림으로 전해집니다.


수원가톨릭미술가회가 1998년 수원교구청에서 창립전을 연 이후 어느덧 28년의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그 긴 여정은 단순한 전시의 연속이 아니라, 기도 속에서 빚어진 신앙과 예술의 축적이었습니다. 작가들의 손끝에서 완성된 작품 앞에 서면 관람객은 자연스레 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는 깊은 공감과 영적 울림을, 종교가 없는 이들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평온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내 삶의 여정 속에서 늘 함께해 온 성미술 작품들은 나를 깊은 신앙으로 이끄는 소중한 고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 은총의 연결 안에서 오늘도 감사의 마음을 새깁니다.



글 _ 이재옥 모데스타(수원가톨릭미술가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6-05-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5. 16

호세 10장 12절
너희는 정의를 뿌리고 신의를 거두어들여라. 지금이 주님을 찾을 때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