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기술의 편리함을 넘어 인간의 주체성과 신앙인의 식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원교구는 AI 기술을 이해하고 선용하는 동시에, 인간 지성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교육의 자리를 마련했다.
교구 홍보국이 주최하고 성바오로딸수도회 수원 분원이 주관한 ‘AI 리터러시 통독반’ 첫 강의가 5월 21일 교구청 지하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강의는 AI 기술에 관한 교회 문헌을 함께 읽고 나누며,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교회의 시각을 익히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강의에서는 참가자들은 교황청 신앙교리부와 문화교육부가 2025년 1월 발표한 문헌 「옛것과 새것」을 통독하고 생각을 나눴다. 「옛것과 새것」은 AI 시대에 인간 지성을 단순한 계산 능력이나 논리적 처리 능력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 지성은 “현실의 모든 차원을 이해하고 현실에 적극 참여하는”(33항) 능력이며,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련된 하느님의 선물”(21항)이라고 설명한다.
참가자들은 문헌을 함께 읽으며 AI를 사용하는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고, 신앙의 관점에서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안목을 배웠다.
임서현(가타리나·제2대리구 소하동본당) 씨는 “손쉽게 방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AI 기술을 사용하면서 주체성을 잃고 점점 의존적으로 바뀌는 것을 느껴 신앙의 관점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어 강의에 등록했다”며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진리’를 추구할 수 있다는 문헌의 내용을 보면서 AI가 인간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민희(아녜스·제2대리구 위례성데레사본당) 씨는 “오늘 「옛것과 새것」을 읽으면서 AI 기술이 영을 가진 인간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졌다”며 “기술의 편의성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가톨릭교회가 윤리적 차원에서 기술이 올바르게 발전하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강의를 기획한 이진영 수녀(비아·성바오로딸수도회)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식별하기 위한 기준이 교회 안에 명백하게 있기 때문에 그 신앙감각을 키우기 위해 많은 분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수녀는 “심리학, 컴퓨터공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신자들이 AI라는 하나의 접점을 두고 교회의 시각으로 성찰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구 홍보국은 지난해부터 AI 이해와 활용을 위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사제를 대상으로 한 AI 활용 교육을 비롯해 본당 홍보 담당자 연수에서는 챗지피티(ChatGPT)의 기본 원리와 이를 활용한 문서 작성, 이미지 제작 방법 등을 다뤘다. 올해는 교구 차원의 AI 구축과 AI 활용 지침을 논의하는 태스크 포스(TF) 팀 구성도 계획하고 있다.
홍보국장 이철구(요셉) 신부는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교회가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숙고하기 위해 교구 차원에서 AI 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앙인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두기보다 인간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는 데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