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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 이행 단계… “동력 되살려 현장 변화로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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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이행 단계에 들어선 한국교회가 약화된 시노드 동력을 되살려, 시노드의 열매를 본당 현장과 교회 구조의 변화로 이어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각 교구가 「최종문서」 교육과 ‘성령 안에서 대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닌 경청과 식별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교구 시노드 팀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주교회의는 6월 1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선물들의 교환’(「최종문서」 120-123항)을 주제로 ‘제2차 시노드 교회를 위한 교구 시노드 팀 연수’를 열고, 이행 단계에 있는 각 교구 현황과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연수에는 13개 교구에서 주교 1명, 신부 16명, 수녀 6명, 평신도 21명 등 44명이 참석했다.


주교회의 사무총장 겸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장 이철수(스테파노) 신부는 인사말에서 “시노드의 준비와 거행에 3년, 그 결실을 지역교회에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데 3년의 시간이 할애됐다”며 “세계주교시노드 역사상 이보다 더 오랜 시간 진행된 시노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열리는 교회 회의까지의 이행 단계는 하나의 출발점”이라며 “더 멀리 바라보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 교구별 이행 편차 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엄재중(요셉) 연구원은 전국 12개 교구가 제출한 답변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시노드 이행 단계의 분석과 전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2개 교구 가운데 시노드 이행 계획 또는 로드맵을 수립한 교구는 8개 교구, 아직 수립하지 않은 교구는 4개 교구였다. 교구별 자기 진단에서는 초기 시작 단계, 진행 단계, 구조적 변화 시작 단계, 안정적 정착 단계가 모두 나타났다. 일부 교구는 기존의 교구 시노드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모델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관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교구도 있었다.


엄 연구원은 이 같은 분류가 각 교구 시노드 팀 담당자의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2021년부터 시작된 시노드 초기와 거행 단계에 비해서는 그 동력이 떨어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러 교구가 각종 연수에서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소개하고,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상호 경청과 공동 식별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교구 시노드 팀 운영도 과제로 제시됐다. 교구 시노드 팀의 정기 모임이 있다고 답한 교구는 일부에 그쳤고, 시노드 팀 활동이 본당에 뚜렷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 교구도 많지 않았다. 엄 연구원은 교구 시노드 팀 내부, 교구청 사목 부서, 본당 현장 사이의 협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행 단계의 첫 책임자는 교구장 주교라며, 교구장 리더십과 지원 없이는 시노드 팀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엄 연구원은 “시노드 팀이 단순한 연락·행정 조직이 아니라 지역 교회가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도록 동반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인력과 자원의 부족, 관심과 동력 저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등 현안과의 우선순위 충돌, 기존 참여 기구와의 역할 혼선, 본당 현장과의 단절 등을 현실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최종문서」 수용은 시작… 본당 교육은 ‘공백’


한국교회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수용은 시작됐지만, 본당 현장까지 충분히 확산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 연구원은 12개 교구 중 8개 교구가 교구장 사목 교서에 「최종문서」를 언급하며 이행 단계를 준비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7개 교구가 사제 연수를 통해 「최종문서」를 교육했고, 지구 단위 교육은 4개 교구, 구역·반장 연수는 9개 교구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본당 및 제 단체 차원의 교육을 직접 실시한 교구는 1개 교구에 그쳤다.


엄 연구원은 “시노달리타스와 「최종문서」에 대해 교구에서 여러 기회를 마련해 알리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본당과 신자들은 이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게 현실”이라며 “하느님 백성의 대부분이 살아가고 있는 본당에서 「최종문서」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은 심각한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성령 안에서 대화’, 보급 늘었지만 일상화는 미흡


시노드 방법론인 ‘성령 안에서 대화’도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교구가 소개와 보급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제들의 ‘성령 안에서 대화’ 모임은 7개 교구에서, 사제·평신도·수도자가 함께한 ‘성령 안에서 대화’ 모임은 6개 교구에서 이뤄졌다. 본당용 ‘성령 안에서 대화’ 자료를 제작·제공한 교구는 8개 교구였다.


엄 연구원은 각 교구의 실천을 교육·체험형, 자료 제작·보급형, 의사 결정형, 사제 연수형, 본당 적용형으로 나눠 설명했다. 일부 교구는 사제 연수나 사제·수도자·평신도 연수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체험했고, 일부 교구는 교구 차원의 자료를 제작해 본당에 공급했다. 또 몇몇 교구는 교구 사목 계획과 비전 설정, 교구장 사목 교서 작성, 사목 평의회 논의 과정에 이를 활용했다.


논의 주제도 디지털 문화와 신앙, 가정 안에서의 신앙 전승, 본당 사목 방향, 성전 건립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엄 연구원은 이러한 시도들이 아직 일회적 체험이나 자료 보급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실제 본당 운영과 의사 결정의 변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고 짚었다.


특히 자료를 만들고 배포했지만 본당 안에서 얼마나 실제로 사용되는지는 대부분의 교구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제와 평신도·수도자가 함께하는 모임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은 하느님 백성 안에서 이뤄지는 공동 경청과 식별인데, 사제끼리 또는 평신도끼리만 진행되는 방식은 그 본질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엄 연구원은 앞으로의 과제로 시노드 교회를 향한 지속적인 전환, ‘성령 안에서 대화’와 같은 공동체적 식별 방식의 정착,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시노드 이행 단계의 연계, 시노드 결실의 본당 확산, 교구 시노드 팀에 대한 지원과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교구 시노드 팀은 단순히 회의를 준비하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실무 조직이 아니라, 지역교회가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도록 동반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청 시노드 사무처가 최근 발표한 「2027-2028년 회의들을 향하여: 준비를 위한 단계와 기준과 도구」의 주요 내용도 설명했다. 그는 2027년 상반기 교구 평가 회의와 서술형 보고서 작성, 다른 지역교회들에게 보내는 서한 준비 등이 앞으로 각 교구가 준비해야 할 과제라며, 이 과정은 단순히 또 하나의 문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교구 공동체가 살아온 시노드 여정을 함께 되읽고 식별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대교구, 페루 리마대교구, 호주 메이틀랜드-뉴캐슬교구, 미국 샌디에이고교구, 세네갈 다카르대교구 등 해외 교구의 이행 사례도 소개했다. 엄 연구원은 이들 사례를 통해 「최종문서」의 수용이 교육과 대화에 머물지 않고, 사목 계획 수립과 참여 기구 쇄신, 본당 시범 모델, 상설 양성 체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명했다.



광주·대구·전주·춘천교구, 이행 단계 사례 발표


이어진 사례 발표에서는 각 교구가 시노드 정신을 교회 현장에 적용해 온 경험을 나눴다.


광주대교구는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중심으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교회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교구 사목 방향을 식별해 온 과정을 소개했다. ‘하느님 백성의 대화’에서 나눈 내용은 단순한 의견 수렴에 머물지 않고 교구장 사목 교서와 교구 사목 방향에 반영되고 있다. 교구는 앞으로 이 대화를 매년 정례화하고, 본당과 지구 단위로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대교구는 교구장 사목 교서 작성 과정에 ‘성령 안에서 대화’를 도입한 경험과 산격본당 시노드 시범 본당 사례를 발표했다. 대구대교구는 2025년과 2026년 교구 사제 연수에서 교구 장기 사목 계획에 따른 사목 교서 작성을 위해 의견을 식별했고, 본당 총회장 연수와 촉진자·서기 양성 교육을 통해 본당 차원의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산격본당 사례는 사목자나 일부 구성원의 의견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목소리를 모아 본당의 변화 방향을 찾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주교구는 교구 꾸리아 회의, 사제 연수회, 사제 월례 묵상회, 사목평의회, 본당 사목회 연수 등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교구 설정 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제단 전체의 나눔과 식별을 바탕으로 교구 사목 방향을 구체화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전주교구는 ‘성령 안에서 대화’ 매뉴얼과 자료집을 제작해 본당과 단체에 보급하고 있다.


춘천교구는 교구장 사목방문 과정에 ‘성령 안에서 대화’를 도입한 사례와 단계별 이행 로드맵을 발표했다. 춘천교구는 2026년 ‘성령 안에서 대화’를 교구 안에 정착시키고,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소공동체와 본당 현실에 맞게 토착화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청년, 노인, 이주민, 장애인, 냉담 교우, 사회적 약자 등 교회 안에서 충분히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이들을 찾아가 경청하고, 2028년 이후에는 교구장 사목방문 안에서 심화된 대화를 실시해 교구 영적 비전과 사목 방향을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사례발표 뒤에는 조별 모임 ‘선물들의 교환’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강의와 사례 발표를 들으며 마음에 남은 단어를 카드에 적고, 각 교구의 시노드 여정에서 얻은 열매와 앞으로 적용해 보고 싶은 실천을 나눴다. 이후 전체모임에서는 각자가 적은 단어 카드를 다른 참석자에게 전하며, 교회들 사이의 ‘선물 교환’이라는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되새겼다.


주교회의 시노드 팀 대표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마무리 인사에서 “학술적인 심포지엄이었다면 끝날 때쯤 모두 지쳤을 수도 있지만, 성령 안에서의 대화로 마무리하면서 모두들 가슴에 안고 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령 안에서의 대화는 우리 교회가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자리인지 새롭게 느꼈다”고 밝혔다.


시노드 이행 단계는 현재 ‘지역교회들과 그 연합체들의 이행 과정’(~2026년 12월)에 있으며, 2027년 전반기 교구 내 평가 회의, 2027년 후반기 주교회의와 주교회의 연합회 내 평가 회의, 2028년 대륙별 평가 회의를 거쳐 2028년 10월 바티칸에서 열릴 교회 회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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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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