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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베이징 시스쿠성당(北堂)에 성 김대건 신부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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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천주교 교구연혁사」와 「중국천주교사 연구」 저자인 허난성 안양사범대학 류즈칭 교수의 초청으로 허베이성 한단(邯鄲)교구를 방문해 특강을 하고, 베이징교구 주교좌성당인 시스쿠성당, 이른바 북당(北堂)을 둘러보았다. 

이번 방문에서는 최근 중국천주교가 강조하는 ‘중국화’를 필자가 말하는 ‘현지화’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북당에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성해(聖骸)가 모셔지게 된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대대적인 내부 수리를 마친 북당에서는 변화의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제대 위치였다. 과거 북쪽 끝에 있던 제대가 성당 중앙으로 내려와 있었다. 성당 관계자는 신자들 가운데에서 전례를 거행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당을 상징하는 ‘만유진원(萬有眞原)’ 편액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제대를 바라볼 때 왼쪽에는 유럽 천주교 역사가, 오른쪽에는 중국천주교 역사와 문화가 표현돼 있었다. 서양에서 전래된 천주교가 중국의 역사와 문화 속에 자리 잡아 온 과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필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성당 뒤편이었다. 돔 형태의 여러 공간 가운데 하나가 앞으로 김대건 신부님 경당으로 활용될 것 같았다. 오른쪽 창에는 김대건 신부님, 왼쪽 창에는 주문모 신부님이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돼 있었다. 창문 앞 돌 제단 위에는 김대건 신부님 성해(聖骸)를 모실 수 있는 나무 성해 틀이 마련돼 있었고, 그 앞에는 장궤틀도 설치돼 있었다.

장궤틀 윗면의 동판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생몰연대와 가경자·복자·성인으로 시성된 이력이 한글과 중국어로 기록돼 있었다. 북당 관계자는 김대건 신부님 성해가 이미 베이징교구에 도착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해 안치식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사실은 한국천주교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의 북당은 1784년 하느님의 종 이승훈(베드로)이 세례를 받은 찬츠커우교당(蠶池口敎堂)이 1888년 현재의 시스쿠로 옮겨온 것이다. 따라서 북당은 한국천주교 신앙의 출발과 깊은 역사적 관계를 갖는다. 바로 그곳에 중국에서 서품받아 한국인 최초의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님의 성해가 모셔진다는 것은 한·중 천주교 역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는 중국천주교가 강조하는 중국화 또는 현지화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서양에서 전래된 천주교가 중국의 역사와 문화 속에 뿌리내리고, 그 공간에 한국천주교의 역사와 인물까지 함께 담아내는 모습은 천주교가 동아시아에서 걸어온 긴 역사를 보여 준다.

김대건 신부님의 성해가 정식으로 모셔져 경당이 완성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언젠가 그곳에서 한국어 미사가 봉헌되고 김대건 신부님의 신앙을 기억하는 기도가 울려 퍼지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날은 한 성인을 기리는 것을 넘어 한국과 중국천주교가 공유해 온 역사적 기억을 다시 확인하는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다.

글 _  신의식 멜키올(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 회장·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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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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