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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생태 적자일’ 2월 11일…1년 치 생태용량 42일 만에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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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생태 적자일(Country Deficit Day)’을 아시나요?

국가 생태 적자일은 생태계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생태용량을 한 나라의 자원 소비가 넘어서는 시점을 뜻한다. 다시 말해 국내 자연이 1년 동안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쓰고, 이후부터는 해외 자원이나 미래의 생태자원을 끌어다 쓰기 시작하는 날이다.

올해 한국의 국가 생태 적자일은 2월 11일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 생태계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을 불과 42일 만에 모두 소비한 셈이다. 이후 약 10개월 반 동안은 국내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며 살아가게 된다. 

국제 환경연구기관 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Global Footprint Network)가 발표한 2026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 생태용량은 연간 자원 수요의 11를 충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가 생태 적자일도 2월 11일로 산출됐다.

생태용량은 생태계가 식량·목재·수산물 등을 생산하고,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폐기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국가 생태 적자일이 빠를수록 자국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자원 소비가 많다는 의미다.

GFN이 국가 생태 적자일을 산출한 국가 195개국 중 한국은 8번째,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서는 가장 이르다. 일본은 2월 26일로 한국보다 15일 늦고, 중국은 3월 13일, 이탈리아는 3월 19일, 미국은 7월 2일, 프랑스는 7월 17일이다. 한국보다 국가 생태 적자일이 빠른 나라는 이스라엘과 몰타 등 7개뿐이다. 모두 국토 면적이 작거나 생물 생산성이 낮은 국가들이다.

한국의 국가 생태 적자일이 빠른 데에는 좁은 국토로 인해 국내 생태용량이 제한적인 데다 높은 자원 소비가 더해진 영향이 크다.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생태용량은 적은 반면 소비 수준은 높아 국내 생태용량과 실제 소비량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마티스 바커나겔 GFN 공동창립자는 국가 생태 적자일을 두고 “이 시점을 넘기면 해외에서 자원을 수입하거나 자국의 자연자본을 고갈시키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폐기물을 전 지구적 공유공간에 떠넘기며 살아가게 된다”며 “지속적인 재정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는 공급 차질과 자원 가격 상승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2월 11일이 지나면 국내 자원이 실제로 바닥나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자원은 수입으로 충당하거나, 국내 생태자원을 재생 속도보다 빠르게 이용하는 방식으로 메운다.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GFN은 이런 상태가 계속될수록 생태적 ‘빚’이 쌓인다고 설명한다.

빚은 국가 간 불평등과도 연결된다. 한 국가의 과도한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자원과 생태계가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 국제자원패널(IRP)의 「세계 자원 전망 2024」에 따르면, 고소득국이 저소득국보다 1인당 자원을 6배 많이 소비하고, 소비에 따른 기후 영향은 10배 크게 발생시킨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러한 불평등을 ‘생태적 빚’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찬미받으소서」 제51항에서 교황은 “참된 ‘생태적 빚’은 특히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상업적 불균형과 일부 국가의 장기간에 걸친 천연자원 과도 이용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의 높은 소비 수준은 또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한국의 ‘국가 생태용량 초과의 날(Country Overshoot Day)’은 4월 9일이다. 이날은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소비할 경우 지구의 1년 치 생태용량을 언제 모두 쓰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소비한다면 4월 9일에 지구의 연간 생태용량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이를 지구 개수로 환산하면 약 3.7개가 필요하다. 일본은 2.7개, 중국은 2.5개, 독일은 2.8개다.

지구 전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7월 30일이었다. 인류가 지구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을 7개월 만에 모두 사용했다는 의미다.

회칙 「찬미받으소서」 제52항은 선진국들이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고 가난한 나라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과 계획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태 위기의 책임이 모든 국가에 똑같이 있지 않음을 인정하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은 환경 부담을 발생시킨 국가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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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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