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고민이나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풀 수 있는 시대에 인격적 만남은 뒤로 밀려난 지 오래다. 내 생각을 온전히 말할 기회도, 누군가의 이야기에 오래 귀 기울일 기회도 줄어든 시대에 교회는 ‘만나고, 경청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성령의 이끄심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원교구 성경교육봉사자회는 9월 4일 ‘성령 안에서 대화’를 진행했다. 참가자는 190여 명. 대규모 인원이 같은 날 한 장소에 모였다. 그들 사이에 거창한 신학적·철학적 담론이 오간 것은 아니었다.
“내가 과연 성경교육봉사자로서 자격이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봉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평소 쉽게 꺼내놓지 못했던 고민을 한 사람씩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발표가 끝난 뒤 2분간 묵상이 이어졌다.
이윽고 “저도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네요”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경청과 묵상 끝에 참가자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을 포개며 공감했다. 누구도 정답을 내놓거나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같은 길을 걷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깊은 위로가 됐다.
서로 이야기하고 경청하는 것만으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의구심을 품고 시작한 취재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가자들의 표정과 말에서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묵상을 통해 자신의 사명을 돌아보고, 경청을 통해 교회의 사명에 함께하고 있다는 기쁨을 되새겼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마음이 열렸고, 봉사의 기쁨은 배가 됐다. 그 자리에는 성령이 함께하고 있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