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저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되고 싶습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48년 사목 여정을 이끌어 준 인물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꼽았다. 가난한 이들을 향해 눈과 귀, 마음을 열고 살아간 성인을 닮고자 했던 마음은 사제서품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 주교의 사목 방향이기도 했다.
하상출판사는 설립 15주년을 맞아 9월 19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이용훈 주교님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이 주교는 올해 출간한 「느지지 소년의 사제 일기」를 중심으로 어린 시절과 성소, 사제와 주교로 살아온 시간, 기도와 사목에 관한 이야기를 신자들과 나눴다. 책은 이 주교가 1984년부터 매일 써 온 일기를 토대로 엮은 신앙 에세이다.
이날 대화에서 이 주교의 삶을 관통하는 한 축으로 떠오른 것은 프란치스코 성인이었다. 이 주교가 사제서품 성구로 택한 말씀도 “주여, 내 눈을 열어 남들에게 요긴한 것이 무엇인지 보게 하시고, 내 귀를 열어 남들이 부르짖는 바를 듣게 하시고, 내 마음을 열어 남들을 돕게 하소서”라는 성인의 기도였다.
이 주교는 “이 세상의 지위와 명예, 재물을 모두 뿌리치고 사셨던 프란치스코 성인이 예수님을 가장 닮았다고 생각한다”며 “성인의 영성을 따르고자 주교가 된 이후에도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선을 행하고 가진 것을 나누며 어려운 이들을 후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951년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태어난 이 주교는 왕림성당에서 약 16km 떨어진 느지지 공소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북콘서트에서는 사목의 출발점이 된 느지지 공소에 얽힌 이야기도 전했다. 소신학교 시절 버찌를 몰래 따 먹었던 일화에서부터 드라마를 보거나 피아노를 치는 소소한 취미, 교구장으로 사목하며 기억에 남은 순간까지 48년 사목 인생과 신앙을 신자들과 나눴다.
여러 사목 현장을 거쳐 온 이 주교에게 힘의 원천은 기도였다. 이 주교는 “조용히 홀로 성당에 머물 때가 제일 편안하고 행복하다”며 오랜 시간 성체 앞에 머물며 침묵하는 기도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 주교는 “주제를 정해 묵상하고, 생각나는 것을 쓰기도 하면서 세 시간 정도 성체조배를 한다”며 “침묵 중에 묵상하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자들에게는 삶의 계획을 세워 실천할 것도 당부했다. 1984년부터 하루하루를 기록해 온 일기 역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살아온 시간을 보여준다. 이 주교는 “시간과 경제생활, 기부 등 삶의 전반에 걸쳐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