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단백 이상 질환자가 난치성 혈액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인자가 처음으로 규명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연구팀은 무증상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환자가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될 위험을 높이는 5가지 위험인자를 규명하고, 이를 점수화한 ‘다발골수종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에는 혈액병원 혈액내과 박성수(공동교신저자)·민창기(공동저자) 교수와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공동교신저자)·최수인(공동제1저자)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MGUS가 진단된 환자 5361명을 대상으로 예후를 분석한 결과 위험인자를 점수화하고 예측 점수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0-3점), 중간위험 (4-5점), 고위험(7점 이상) 세 그룹으로 분류, 고위험 환자군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될 위험이 2.5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발생하며, 악성림프종, 백혈병에 이어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다발골수종으로 병원을 방문한 우리나라 환자 수는 2014년 5566명에서 2024년 1만 1219명으로 2배 증가했다. 매년 국내에서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령대는 50대부터 증가하여 8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세포가 뼈를 침범하여 골절, 빈혈,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박성수 교수는 “그동안 MGUS로 진단된 환자 중 이번 연구로 밝혀진 위험인자를 동반한 여성 고령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보다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동안 의료진들이 환자를 관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어 의료진의 판단이 어려웠는데, 위험인자를 분석하여 개발한 이번 평가 도구로 개별 환자를 보다 자세히 추적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창기 교수는 “이번 예측모델은 단일 인자보다는 복합 건강 상태에 기반을 두어 정량화하므로 진료 현장에 직접 적용 가능한 도구인 만큼 1차 진료기관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어 MGUS 고위험 환자의 조기 식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분석과 예측 도구 첫 개발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아 유럽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ESMO Open」(Impact Factor=8.3)에 최근 게재됐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