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한 뉴스 이어서 전해 드렸는데요.
보도국 이정민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정민 기자, 어서 오세요.
▶ 네, 안녕하세요.
▷ '먹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에 관한 이야기는 좀 생소한데요. 취재를 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일상에서도 기후변화를 크게 체감하실 텐데요.
올해 여름만 해도 폭염이 해를 거듭할수록 극심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이상기후의 주요 원인으로 온실가스가 꼽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음식물 쓰레기의 1/3을 차지하는 먹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을 추적하고, 또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 생각해보면 집에서도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물이 많은 것 같은데,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 네, 그렇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일본에서 한 특별한 실험을 취재했는데요.
2023년 일본 테이쿄 대학 연구진의 프로젝트로, 190세대 아파트 주민들이 다함께 냉장고 청소에 참여한 실험입니다.
결과를 비교할 대조군 아파트를 지정하고, 실험에 참여한 아파트 주민들에게만 냉장고 정리비법을 전수했는데요.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양이 15 줄어드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음식물 쓰레기양을 15 줄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 바로 '임박한 음식을 인지하기'였습니다.
소비기하니 임박해 바로 먹어야 할 음식물에는 눈의 띄는 스티커나 테이프를 붙이거나, 투명한 통에 넣어 한눈에 보이도록 한 겁니다.
우리가 일상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인데요.
이 방법만으로도 주민들은 버리는 것보다 빨리 먹는 쪽을 택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실험에 참여했던 한 주민은 이 실험 이후에도 습관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사사키 히로코 / 아파트 주민>
"물론 음식물쓰레기를 없애고 싶고, 버리는 건 '아깝다'고 절실하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제가 실천하고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에게도 기대하고 있어요. 물건을 조금씩 줄일 수 있을 거예요. 또한 올바르게 사용할 만큼만 사는 것을 기억해두면 좋아요."
▷ 음식물이 남아서 버릴 것 같으면 기부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은데요?
▶ 네, 그래서 일본 도쿄에서는 '밤의 빵집'이라는 특별한 곳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2020년부터 시작한 밤의 빵집은 비영리 기업인 빅이슈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일본 전역에 있는 빵집에서 다 팔지 못한 빵들을 한 데 모아 퇴근길 지하철역 근처에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가보니까, 다 팔지 못한 빵은 다른 사람들에게 기부하기 때문에 버리는 빵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해마다 버려질 뻔 했던 빵 6만 개가 팔리고 있습니다.
▷ 남는 음식물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은데요. 국내에서는 이런 곳이 없을까요?
▶ 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도 네트워크를 활용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공유냉장고인데요.
현재 경기 수원 지역에 공유 냉장고 40개가 설치돼있습니다.
식당이나 슈퍼에서 기부하기도 하고, 또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음식을 기부하고,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공유 냉장고 한 대당 10kg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합니다.
작은 행동이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네, 이정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