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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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오 14세의 첫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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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첫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를 반포했다. 교황은 즉위 후 처음 발표한 사목 문헌을 통해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신앙인이 되라고 촉구한다.

이 문헌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와 깊은 연속성을 지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작하고 레오 14세 교황이 완성한 이 문헌은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라는 사명이 이어져야 함을 보여준다.

교황은 권고에서 도덕·문화적 빈곤, 사회·개인적 소외, 권리와 자유·공간의 부재 등 ‘새로운 빈곤의 얼굴’을 지적한다. 부가 늘어나도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제구조에서 더 미묘하고 위험한 형태의 빈곤이 생겨나고 있다. 교황은 사회적 성공을 절대화하고, 타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강자에게 유리한 관념을 고수하면서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경제 구조를 통렬히 비판한다.

교황 권고는 가난한 이들이 우리에게 참된 복음을 전해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돼야 한다는 교황의 확고한 의지로 읽힌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경제 양극화와 사회적 단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빈곤의 양상 속에 약자를 향한 연대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강자의 연대는 힘이 세지만, 약자의 연대는 그 반대다.

교황 권고는 한국에도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동체인지, 축적된 부로 안락함을 누리는 공동체로 머물러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는 제목처럼 하느님 사랑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그 사랑을 가난한 이들과 나눠야 한다. 그들 안에서 ‘주님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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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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