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10대부터 30대에 이어 40대 마저 자살이 사망원인 1위로 기록됐습니다.
중장년층 자살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종교계가 우려를 나타내며 자살 예방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년 자살예방'을 주제로 열린 '4대 종단 포럼' 주요 내용을 이정민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모두 자살로 집계된 건 2021년부터입니다.
하지만 국가테이터처 최근 발표를 보면, 지난해 40대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처음 있는 일로,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젊은 인구'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겁니다.
지난해 자살 사망률은 한 해 전보다 6.6 증가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과거에는 노년층 자살률이 특히 높았지만, 최근에는 30대부터 50대까지 중장년층 자살률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임명호 교수 / 단국대 심리학과>
"직장 문제, 주거 문제, 결혼 문제가 다 겹쳐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도 성취하기가 좀 어려운, 너무나 힘든. 과거의 기성세대에 비해서 너무나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부담을 가장 정면에서 맞닥뜨려야 되는 계층이 30대, 40대, 50대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종교계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우려를 나타내며, 4대 종단과 함께 포럼을 열어 '중년 자살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황순찬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코로나19 이후 중장년 남성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가정 안팎의 고립을 꼽았습니다.
<황순찬 교수 /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폐업 이후엔 재기가 불가능한 상황들, 그래서 코로나는 끝났지만 내 삶은 다시 복구되지 않고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호소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현재 중장년층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종교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황순찬 교수 /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이제 종교 기관에서 지역 거점형 중장년 남성을 위한 온오프라인 자조 모임이라든지 집단 상담 프로그램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천주교 측 토론 발제를 맡은 이동호 상계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는 '사회적 고립'을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지역 복지기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동호 / 상계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
"본인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기관, 아니면 본인이 어려움을 가지고 있을 때 한 번쯤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교회 내 본당 공동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으로 제시됐습니다.
<김수규 신부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부본부장>
"본당에서 신자분들끼리 서로의 안부를 챙기고 서로의 어려움을 챙기고 또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서로 연결감. 사랑으로 연결감을 갖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요."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