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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끈보다 사람의 삶이 더 길어요" 학벌 차별 맞서는 투명가방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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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11월의 거리는 수험생 응원 현수막과 플래카드로 가득합니다.

카페와 음식점마다 '수험생 할인' 문구도 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줄세우기식 경쟁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투명가방끈'은 학벌 차별과 능력주의 담론에 맞서 2011년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초대 활동가 난다 씨는 같은 해 고등학교를 자퇴했습니다.

학생은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세상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난다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상임활동가>
"제가 낮에 어디를 돌아다니고 있으면 약간 이렇게 한 번, 지나가다 한 번 더 이렇게 봤어요. 쟤는 뭔데 지금 이 시간에 학교 안 가고 평일 낮 시간에 다니고 있지?"

학력을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성인이 된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난다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상임활동가>
"20대 되고 나서는 대학생이 아니면 무슨 청년을 위한 행사 이런 게 있어서 알아봤는데 학생증을 내야 된다는 거예요."

연혜원 씨는 '명문대'에 진학했지만, 성적이 단순히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연혜원 / 투명가방끈 상임활동가>
"제가 대학에 진학해서 특목고를 졸업한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는데 그들의 어떤 경제적 수준이라든지 아니면 어떤 그런 환경, 지역 이런 것들이 너무 비슷해서 사실 너무 깜짝 놀란 거예요."

석사 과정에서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을 연구하며 연 씨는 학생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혜원 / 투명가방끈 상임활동가>
"많은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토로하는 것이 중학교 때 늘 들었던 이야기가 공부 못하는 애. 뭔가 되게 부정적인 얘기들, 낙인적인 얘기들을 들었는데 이미 그것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대해서 굉장히 좋지 않게 스스로도 평가를 하고 있는 거예요."

연 씨는 다양한 이유로 대학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 선택이 곧 열등함으로 해석되는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현실을 마주하며 연 씨는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졌습니다.

<연혜원 / 투명가방끈 상임활동가>
"어떤 사람의 삶은 계속해서 조명 받고, 어떤 사람의 삶은 어떤 지원과 조력이 필요함에도 그냥 어떤 '게으른 사람' 혹은 '잘못된 삶'으로만 치부되는 것에 약간 나도 이제까지 좀 구조적으로 조력하고 있었다."

그 동안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많은 사람의 눈을 가려왔다는 겁니다.

<연혜원 / 투명가방끈 상임활동가>
"일단 여기에서 노력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시험을 위한 노력만을 의미하는 거잖아요. 그 밖에 어떤 다른 어떤 노력들은 일단 다 지우고 있다라고 생각을 해요. 어떤 사람은 청소년이지만 청소년임에도 누구를 돌보고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청소년은 사실은 다른 고민이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다라고 생각을 해요."

활동가들은 이른바 '성공한 삶' 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다른 선택이 실패로 인식되지 않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난다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상임활동가>
"다른 길을 걸어도 외롭지 않은 사회여야 한다. 근데 그러려면 좀 정말 다양성이 보장되는 다양한 길이 있고 우리 사람의 삶이라고 하는 거는 되게 다양하다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

<연혜원 / 투명가방끈 상임활동가>
"대학이 삶을 설명해 주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어요. 대학을 졸업한 지 한참이 되고도 내가 어떤 대학을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좋게 평가되는 것이 굉장히 부당하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우리가 대학으로 삶을 설명하는 것이 굉장히 부끄러운 사회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투명가방끈은 수능이 치러지는 시기에 맞춰 '대학 비진학자 가시화주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수능 당일인 13일, '서울대의 이슈' 저자들과 함께 좌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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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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