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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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상장례 전통 지키는 교회 장례 전문가 양성

종합장례서비스업체 ‘평화누리’ 장례지도사교육원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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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최종 목적지는 하느님 나라다. 11월 위령 성월, 우리는 죽은 모든 이를 위해 특별히 더 기도한다. 교회 구성원들은 이 세상에서 함께 살다 먼저 떠나간 이를 하느님 곁으로 잘 보내드리고, 모든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

가톨릭교회는 교회법에 따른 예식과 절차로 장례를 치른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교회전례와 예식에 맞는 장례 전문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대교구가 설립한 종합장례서비스 업체 ‘평화누리’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아래 장례지도사를 양성하는 ‘장례지도사교육원’을 개설한다. 기본 장례절차부터 한국 교회 고유의 ‘연도’ 교육과 전수까지. 가톨릭 상장례의 전통과 가치를 체계적으로 전할 계획이다.

 

평화누리 장례지도사교육원 입구. 11월 예비 개원을 거쳐 내년 1월 정식 개원할 예정이다.


장례지도사 양성

장례지도사는 장례 절차 전반을 돕는 이로, 국가가 발급하는 자격증을 취득해 활동할 수 있다. 이론 강의와 실기연습·현장실습을 거쳐야 하며, 이론 150시간과 실기 100시간 등 총 30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이론강의·실기연습 및 현장실습을 각각 100분의 90 이상 출석하고, 평가점수가 과목별 60점 이상이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다만 전공자와 종교단체에서 장사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이면 50시간만 이수하면 되고, 염습을 포함한 장사업무 경력이 3년 이상인 경우 기본교육시간만 이수하면 된다.

국가공인 장례지도사 자격증 취득과 현장 실무 중심 교육, 전문성과 인성을 겸비한 장례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평화누리 장례지도사교육원은 11월 중 예비개강을 거쳐 내년 1월 정식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신자·비신자, 사제·수도자, 기존 연령회 회원 등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평화누리 교육원은 교육 수료 후 자격증 100 취득을 목표로 맞춤형 커리큘럼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론은 △장례 상담 △장사시설 관리 △위생관리 △염습 및 장법 실습 △공중보건 △장례학개론 △장사법규 △장사행정을 배우고 현장실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실습은 가톨릭계 8개 병원(서울성모·여의도·의정부·은평·부천·인천·성빈센트·국제성모)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강사진 또한 눈에 띈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장례지도사’ 심은이(아기 예수의 데레사)씨와 무형문화유산 전통 장례명장이 총괄 교육을 맡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강의를 진행한다. 이외 여러 전문 강사진과 함께 현장감 있는 실습과 체계적 이론 교육을 병행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 청담동성당 장례식장.



강화된 장사법, 줄어드는 성당 장례식장

평화누리가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교구 내 233곳 성당 중 장례식장이 설치된 곳은 34곳이다. 하지만 실제 현재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곳은 주교좌명동대성당을 비롯해 중림동약현·청담동·역삼동·구로3동·화곡본동·목3동성당 등 7곳에 불과하다. 수원교구도 분당성요한본당, 안양중앙성당 등 몇 곳에 그친다.

성당 장례식장이 줄어드는 이유는 정부가 정한 까다로운 법적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서다. 2016년 1월 시행된 장사법에 따르면, 장례식장은 1개 이상의 안치실과 염습실을 필수로 갖춰야 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성당에 설치된 기존 시설도 장사법이 정한 시설 기준을 따라야 한다. 성당 장례식장은 국토계획법상 일반주거 지역 설치가 불가능하다. 지자체는 민원 등을 감안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신규 설치는 가능한 한 억제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본당 연령회 활동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대교구 233곳 성당 중 준본당 등을 제외한 221곳에 연령회가 있지만, 신규회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각 본당에서 고인을 잘 떠나보내며 영원한 삶으로 이어지도록 함께 기도를 바칠 수 있는 이들이 많이 줄어든 것이다.

평화누리 임주연 팀장은 “과거 상이 나면 연령회가 주도해 장례를 치르며 떠난 교우와 가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함께했지만, 이젠 이에 함께해주실 분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령회원들 또한 고령화 등으로 동반 회원이 줄고 있다”며 “그러기에 장례지도사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전경.평화누리 제공


2026년 1월 개강, 8개 병원 장례식장에서 실습

평화누리 장례지도사교육원 교육기간은 2개월이며, 실습비를 포함한 교육비는 150만 원이다. 이론 강의는 평화누리 본사가 있는 서울 서초구 평화빌딩에서, 실습은 8개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평화누리가 직영하는 인천 국제성모·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직접 실습을, 나머지 서울·은평·부천·의정부·인천·성빈센트성모병원에서 참관 위주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원은 “직영 장례식장을 활용한 실습 시스템으로 수강생들이 실제 장례 현장을 체험하며 배우는 실무형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자격증 취득 후에는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 장묘시설, 상조회사 등에 취업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며 “젊은 층에서도 장례지도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교육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례지도사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동행하며 유가족의 마음을 돌보는 ‘생애 마지막 동반자’”라며 “실무 역량과 인성, 천주교 예절교육까지 병행해 진정한 장례 전문가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평화누리 나인규 장례사업본부장 겸 장례지도사교육원장

인터뷰 - 평화누리 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 겸 장례사업본부장 나인규 (요셉)  

나인규(요셉) 원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장례지도사 양성은 한국 교회가 설립한 평화누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의 마지막 존엄을 존중하는 장례지도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점점 본당 연령회가 고령화되고, 새 회원도 줄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또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장례지도사 양성은 교구 연령회연합회와의 협조를 전제로, 교회 안팎의 장례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나 원장은 “교육원 개설은 가톨릭교회의 오랜 상장례 전통의 명맥을 이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례를 치르다 보면 연령회가 잘 운영되는 본당이 있고 활동이 거의 없는 곳도 보게 됩니다. 가톨릭 상장례 예절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체계를 갖춘 곳에서 교육하고 인력을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나 원장은 또 “사제 장례 교육 차원 또한 교육원 개설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자든 성직자든 선종하면 장례미사는 사제들이 주관합니다. 사제들은 미사와 전례 외에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합니다. 이전에 부제님들이 와서 죽음 체험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사제양성 과정에서 꼭 필요합니다. 이번에 서울대구장 정순택 대주교님께서는 ‘교육원이 생기면 사제·부제들도 교육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달라’고 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원에서 가톨릭 상장례를 비롯한 장례 전반을 배울 수 있다”며 “가톨릭계 8개 병원 장례식장을 실습시설로 이용하는 만큼 더 나은 교육 여건 속에 특별히 가톨릭 상장례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특강과 ‘연도’ 방법 또한 정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 원장은 “교육원이 가톨릭 상장례를 기억하는 중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회는 고유의 거룩한 장례 예절을 갖추고 있고, 한국 교회는 김수환 추기경님, 정진석 추기경님처럼 큰 어른들의 장례를 치른 경험이 많습니다. 소중한 장례 경험과 그간의 자료 등을 유산으로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육원은 앞으로 장례 박물관 기능까지도 해낼 계획입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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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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