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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장 2026년 사목교서] 하느님께 대한 희망으로 살아가는 ‘젊은’ 교구 공동체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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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장 김종강(시몬) 주교는 2026년 사목교서를 발표하고, ‘하느님께 대한 희망으로 살아가는 젊은 교구 공동체의 해’를 보내자고 권고했다.

 

 

김 주교는 세상에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기초한 희망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그 기쁨으로 살아가는 ‘젊은 교회’를 설명했다.

 

 

김 주교는 “희망은 ‘나’ 자신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이고, 우리를 행동하게 한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며,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교회는 젊다”고 전했다. 이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메시지를 인용해 “하느님 말씀과 성찬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과 그분 성령의 도움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는 교회는 젊은이 약동한다”며 “젊은 교회는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며, 자신을 거듭 새롭게 하고, 새로운 승리를 위해 다시 출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며 ‘신앙의 보화’를 새로운 세대와 나눌 것도 희망했다.

 

 

김 주교는 “오늘날 희망을 잃어버리고,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무기력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희망의 공동체’인 교회는 이들이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희망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회 공동체 안에 젊은이들을 기쁘게 맞이하고,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를 낼 수 있게 격려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을 쉽게 단정하거나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존중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 주교는 “‘빛나는 샛별’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 걸어가시고,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 희망의 빛 타오르게 하신다”며 “인내와 확신으로 희망의 순례길을 걸어가신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서 우리도 희망을 굳건히 간직하고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사목교서 전문.

 

 


하느님께 대한 희망으로 살아가는 ‘젊은’ 교구 공동체의 해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 5,5)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교구를 한없는 사랑으로 돌보아 주신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또한 거센 풍랑이 몰아치는 듯한 불안한 세상 속에서 변함없이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며, 주님의 뜻에 따라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신자 여러분과 가정에 하느님의 풍성한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 교구는, 혹독했던 환난과 박해의 고통 그리고 암흑과 같은 절망 속에서도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복음을 살았던 신앙 선조들, 특별히 최양업 신부님의 모범을 배우고 따르며 우리 교구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찾았습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2026년은 하느님 안에서 참된 희망을 찾고, 새롭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1년 앞으로 다가온 세계 청년 대회를 준비하며, 신앙의 보화를 새로운 세대와 나누고 전할 준비를 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1. 희망이 필요한 세상

희망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내일을 향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희망은 동기를 부여하며 우리를 이끌고 움직이게 합니다. 희망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생명력과 활력을 일깨웁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살이에서 희망을 품고 사는 일은 무척 어렵게 느껴집니다. 희망이 사라진 현실은 젊은 세대가 더 이상 가정을 이루려고도, 자녀를 출산하려고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미래 세대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거라는 희망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로 인류 생존이 불가능해질 거라는 불안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세상은 모든 것을 효용성 혹은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하고, 사람마저도 능력과 성과로만 평가합니다. 그런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압박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습니다.

희망의 적인 두려움은 “확고한 신뢰에서 우려로, 평온에서 불안으로, 확신에서 주저와 의심으로” 우리를 이끌어 갑니다. 그래서 세상 속에 낙심과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태도가 넘치게 합니다(교황 프란치스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1항 참조). 이러한 불안과 걱정은 전쟁, 질병, 이상 기후와 같이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기로부터 자양분을 얻습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우리 현실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불안은 우리를 무기력과 우울감이라는 궁지로 내몰아 경직되게 하고 지배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자기 안전만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며 “자기 안에 갇혀 거리를 두고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게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사람을 향한 무관심과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불만족만으로 표출됩니다(교황 프란치스코, 39차 세계 젊은이의 날 담화 참조).

이처럼 희망이 사라진 세상은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 희망을 되살려야 합니다. 세상은 희망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희망의 하느님”께 손을 내밀고, 참된 희망을 살아가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필요로 합니다.

2. 그리스도인의 희망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그리스도의 약속을 신뢰하며. 우리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성령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도움으로, 하느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는 “향주덕(向主德)”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817항 참조). 이 희망은 무모한 낙관주의나 거짓된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결코 현세만을 위한 희망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에 대한 희망입니다(1코린 15,19 참조). 이 희망은 “사랑과 믿음에 뿌리를 둔 확신”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절대 잊지 않으시고, 약속하신 바를 충실히 지키시는 분이라는 확신입니다(교황 프란치스코, 38차 세계 젊은이의 날 담화 참조).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이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 약속에 성실하신 하느님께 대한 희망은 결코 우리를 속이거나 실망하게 하지 않습니다(히브 10,23 참조).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 오는 희망은 성부께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보여주신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창에 찔리신 예수 성심에서 솟아 나오는 사랑에 토대를 둡니다. 이 희망은 근본적으로 성령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의 선물입니다(로마 15,13 참조). 성령께서는 하느님 백성이 걸어가는 삶의 여정에 현존하시며 “희망의 빛으로 모든 믿는 이를 밝혀주십니다.” 성령께서는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하느님 자녀들의 삶을 지탱하고 활력을 주는 희망의 불이 우리 안에 타오르도록 돌보아 주십니다(교황 프란치스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3항 참조).

우리가 겪게 되는 비참한 현실은 희망을 포기하도록 끊임없이 유혹합니다. 삶에 찾아오는 슬픔과 어려움은 사랑을 살아가려는 이들을 절망하게 하기도 합니다. 성경 속의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은 우리와 똑같은 불안과 절망을 겪으면서도 하느님께 대한 희망으로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엘리야 예언자는 바알 예언자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였지만,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을 겪습니다. 그는 절망 속에서 부르짖으며 자신을 돌보아 주시는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다시 희망 속에 하느님의 뜻을 살아갔습니다(1열왕 18-19장 참조). 또한 하느님의 뜻에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답하신 성모 마리아는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아픔을 겪으시면서도 아드님의 십자가 길을 함께 걸으셨고, 부활의 증인으로 교회와 함께하심으로써 우리에게 희망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도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절망에 맞서서 살아갑시다(로마 8,18-25 참조).

3. 희망으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살아가는 ‘젊은’ 공동체

우리 믿음의 핵심이자 희망의 기초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모든 것의 마지막처럼 보이는 죽음 앞에서도, 믿음의 자녀인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어둠을 가르는 빛”을 봅니다. 그래서 어떤 고난과 절망이 찾아와도, 예수 그리스도를 죽음에서 일으키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다시 일어납니다. 성령의 힘으로, 우리는 희망의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화를 늘 새롭게 살아갑니다(로마 15,13 참조). 이처럼 살아계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희망이시고, 가장 아름다운 젊음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하시며 새로운 힘과 희망을 주십니다(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1-2항 참조). 이 희망은 ‘나’ 자신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입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행동하게 합니다. “하느님께 열린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교황 베네딕도 16세,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34항 참조). 그리고 우리가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새롭게 살아갈 힘을 줍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며,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교회는 젊습니다. 하느님 말씀과 성찬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과 그분 성령의 도움을 통하여 새로운 힘을 얻는 교회는 젊음이 약동합니다. 그러므로 젊은 교회는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며, 자신을 거듭 새롭게 하고, 새로운 승리를 위하여 다시 출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메시지 참조).

특별히, 2027년에는 세계 청년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됩니다. 오늘날 희망을 잃어버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한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무기력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희망의 공동체”인 교회는 이들이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희망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 젊은이들을 기쁘게 맞이하고,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를 낼 수 있게 격려해야 합니다.
또한 젊은이들을 쉽게 단정하거나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존중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받아들여야 합니다(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243항 참조). 이처럼 세계 청년 대회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젊은이들이 다시 교회 안에서 희망의 징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희망이 선사하는 새로움과 젊음을 우리 모두 안에서 새롭게 찾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어둠의 골짜기에서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빛나는 샛별’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 걸어가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 희망의 빛이 타오르게 하십니다. 인내와 확신으로 희망의 순례길을 걸어가신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서 우리도 희망을 굳건히 간직하고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갑시다.

2025년 11월 30일
대림 제 1주일
청주교구장 김종강 시몬 주교


이호재 기자 ho@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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