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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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더 깊은 답, 더 깊은 존재

오석준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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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명이 지닌 가치를 특별히 ‘존엄성’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저서 「사랑과 책임」에서 “인간은 우주 안에서 눈에 보이는 하나의 대상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주체”라고 강조합니다. 인간이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이성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능력, 즉 감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더 깊은 차원의 답을 구하며 산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그렇습니다.

또 인간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내용을 그저 받아들이고,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과 맺는 모든 관계 안에서 자신만의 흔적을 남기고 ‘나’를 드러내려 합니다. 이는 인간이 내적인 삶을 통해 자신의 유일무이성을 보여주는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인간이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유의지’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원하고 선택하는 의지의 활동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고유한 특성이며, 그러므로 나의 바람을 다른 사람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사실은 신앙적 관점에서 인간 존엄성을 확실하게 해줍니다. 누군가를 닮았다는 것은 그 누군가와의 특별한 관계를 설명해 주니까요. 나아가 인간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받은 존재이자 그 시작부터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귀한 존재들입니다.

가톨릭교회의 생명윤리는 인격체인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과 보호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인간의 몸에 대한 존중과도 같습니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이 하나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몸에 대한 폭력은 인격체에 대한 폭력이며, 돌봄은 인격체를 돌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현하는 모든 좋은 것은 살아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각자의 생명은 사회를 위해서도 근본적 의미를 지닙니다. 이에 사회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존중할 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 역시 살아있을 때 가능합니다. 자유는 생명보다 우선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인간생명은 존엄합니다.

오석준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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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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